▲ 종로 귀금속 거리 가게
"금은 지금 골드바만 팔립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귀금속 거리의 한 상가에서 상인 이 모(50) 씨는 '요즘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씨는 "다들 금값이 비싸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더 오를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금은방이 밀집한 이곳 상인들은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았습니다.
한 돈(3.75g)짜리 금반지 가격이 60만 원을 오르내리자 실수요자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27년간 일했다는 한 상인은 "하루 종일 단 하나도 못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세공비가 주 수입원인 이들에게 금값 상승이 달갑지 않은 이유입니다.
손님들이 투자 목적의 골드바만 찾자 일부 가게는 진열장에서 돌 반지를 치워놨습니다.
무게를 줄인 반 돈 짜리 반지를 진열한 곳도 보였습니다.
반면 집에 있던 금붙이를 팔러 온 발길은 이어졌습니다.
보자기나 작은 파우치에 목걸이, 팔찌 등을 가져와 판매가를 흥정하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금반지를 팔러 왔다는 조 모(27) 씨는 "어차피 끼지도 않는데 이렇게 금값이 비쌀 때 팔러 왔다"고 했습니다.
일부 가게는 금 판매객을 끌어들이려고 '무료 감정', '최고가 매입' 등의 입간판을 세웠습니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상승 흐름을 탔습니다.
이른바 '관세 전쟁' 위기감이 커지면서부터는 안전자산 수요가 폭증하며 최고가를 연거푸 경신하는 중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