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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나도 모르게 내 신분증 발급…무슨 일?

정혜경 기자

입력 : 2025.02.07 15:50|수정 : 2025.02.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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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주민센터에서 누군가 내 신분증을 발급해 간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오래전 의절한 뒤 한동안 연락하지 않던 친언니가 주민센터에서 자신을 사칭해 신분증을 발급해 갔다는 글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지난해 자신의 명의로 휴대전화가 개통됐다는 문자를 받았는데요.

처음에는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 조직에 개인정보가 노출된 줄 알았지만, 의절한 친언니가 자신으로 속여 주민센터에서 직접 신분증을 발급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언니는 자신이 글쓴이라며 증명사진을 가져와 신분증을 발급해달라고 주민센터에 요구했는데요.

전산에 등록된 얼굴과 자신의 얼굴이 다른 건 다이어트 때문이라며 본인임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은 지문을 여섯 군데나 확인했지만 불일치하자, 마지막으로 옛 주소나 가족관계 등 개인정보와 관련한 질문을 했는데, 언니가 모두 답변하면서 본인이라 판단했고,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 줬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주민센터 관계자 : 얼굴 같은 경우에는 요새는 특히 여성분들은 좀 상이한 경우가 사실 많이 있고요. 지문도 닳은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족관계라든지 옛날 주소라든지 다른 본인 신상 정보를 가지고 마지막으로 최종 확인을 하는데 그런 것들은 다 알고 계시니까 발급이 된 것 같습니다.]

주민센터 측은 석연치 않다고 느껴 당일 발급을 취소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그때는 언니가 임시 신분증으로 글쓴이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였습니다.

글쓴이는 언니가 전국 주민센터를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자신 명의의 신분증을 발급받은 사실이 두 차례나 더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발급받은 신분증으로 글쓴이의 모든 신용카드와 적금 계좌 정보를 확인한 것은 물론 최근 연말정산을 위해 자료를 검토하다 언니가 사업자 대표로 있는 본인 회사에서, 자신의 명의로 3천600만 원 정도의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것도 확인했다며 탈세에 본인을 동원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는 신분증 재발급 절차가 너무나 허술하다고 지적하며, 본인 외 개인정보 열람을 철저히 제한해 줄 것을 국회 국민 동의 게시판에 청원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디자인 : 박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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