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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거절할 수 없는 제안' 또 통했나…미 정부 선박 파나마 운하 통행료 면제

한상우 기자

입력 : 2025.02.06 17:15|수정 : 2025.02.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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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길이 82킬로미터의 파나마 운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전부터 "막대한 미국의 자금이 들고, 미국인 3만 8천 명이 희생될 정도로 힘들게 완공한 운하를 파나마에 돌려준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환수 의지를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지난해 12월 22일) : 우리는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파나마 운하에서 속고 있습니다. 누군가 '돌려 받죠' 라고 이야기했는데,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사실상 파나마운하에서 영향력을 키운 중국을 겨냥한 겁니다.

취임 직후인 지난 2일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를 파나마로 보내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습니다.

파나마는 결국 곧바로 호응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현지시간 5일 공식 소셜미디어 엑스 계정을 통해 "파나마 정부가 더는 미국 정부 선박에 대해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에게 수백만 달러 통행료를 받지 않는 것에 더해 운하를 공동방어하는 군사 협력도 약속했습니다.

그동안 파나마 운하의 통제, 운영은 주권의 문제라며 맞서왔던 태도를 바꾼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파나마 정부가 트럼프의 요구를 받아들여 운하의 항구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 홍콩계 회사와 계약 해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914년 개통한 파나마 운하는 미국이 85년 동안 관리, 통제하다가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겨줬습니다.

거부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상대를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트럼프식 외교가 또 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추방된 불법이민자 수용을 거부하는 콜롬비아를 관세로 위협해 굴복시켰고, 캐나다, 멕시코와는 25% 관세 부과를 30일 유예하는 대신 국경 강화를 위한 대규모 병력과 자금 동원을 받아냈습니다.

(취재 : 한상우, 영상편집 : 원형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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