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가 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비타민D가 암을 예방하고 암 진행을 억제하는 데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성 담도암 등 특정 암에서는 고용량 비타민D가 오히려 생존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연구팀은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 173명의 혈중 비타민D 수치와 생존율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경향을 확인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담도암과 비타민D의 연관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적고, '비타민 주사'에 대한 암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용량 비타민이 암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 담도암 환자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가 15%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그래프가 뚜렷하게 우상향하는 양상도 확인됐습니다.
단 남성 담도암 환자에게서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혈중 비타민D 수치에 따른 사망 위험비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연합뉴스)](https://img.sbs.co.kr/newimg/news/20250206/202036790_700.jpg)
반면 남녀 불문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에게서는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가 51% 감소했습니다.
비타민D가 암 환자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통념과 이번 결과가 상충하는 이유로 연구팀은 암 종류에 따른 생물학적 특성 차이와 성호르몬과의 상호 작용을 꼽았습니다.
기존 비타민D 연구는 주로 대장암이나 유방암에 대한 예방·치료 효과를 확인해 생물학적 특성이 다른 담도암에서는 비타민D 대사가 다른 방식으로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에스트로젠 등 여성호르몬과 비타민D의 상호작용이 여성 담도암 환자의 예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적정 수준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은 비타민D 수치가 오히려 염증 반응이나 세포 독성을 유발하면서 암 진행을 촉진했을 수 있다고도 봤습니다.
유창훈 교수는 "이 연구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환자 특성에 따라 분석한 첫 사례로, 상당수 암 환자들이 맹신하는 비타민D에 대해 주의해야 할 근거를 제시했다"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비타민D가 담도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캔서 메디신'(Cancer Medicine)에 게재됐습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