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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진동'에 기온 오르락내리락…냉온탕 오간 1월 날씨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2.05 10:10|수정 : 2025.02.05 10:10


▲ 1월 30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수문장 교대 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은 '대한(大寒)이 소한(小寒)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들어맞은 달이었습니다.

기상청이 오늘(5일) 발표한 지난 1월 기후 특성 분석 결과를 보면 절기 소한(5일)이 포함된 둘째 주 한파가 발생한 뒤 기온이 오르면서 대한(20일)이 속한 넷째 주는 평년보다 포근했습니다.

대한 전후로 닷새(19·22·23·24·25일)간 이상고온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이상고온은 해당일 일최고기온이 1월 최고기온 중 상위 10% 안에 든 경우를 말합니다.

지난달 일평균기온이 가장 낮았던 날(9일·영하 7.5도)과 제일 높았던 날(26일·영상 3.6도) 간 일평균기온 차는 11.1도에 달했습니다.

연중 낮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冬至)에서 보름 후인 소한과 대한 사이가 통상 겨울 중 가장 추울 때입니다.

일조량과 일조시간이 가장 적을 때는 동지이지만 '햇빛을 적게 받은 땅이 차갑게 식는 시간'이 있어 소한쯤이 더 춥습니다.

지난달 초반엔 기온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다가 10일 전후로 대기 상층에 기압골이 자리하고 하층에서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북쪽에서 찬 공기를 불러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후 13일부터는 대륙고기압이 약화해 우리나라가 자주 이동성고기압에 영향받으면서 이례적으로 포근했습니다.

그러다가 설 전날인 28일부터 대륙고기압이 다시 발달하면서 다시 추워졌습니다.

이런 기압계 변화는 북극진동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상순에는 '음의 북극진동' 상태가 전개되며 고위도 찬 공기가 중위도의 동아시아로 쏟아져 내려와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추위가 나타났습니다.

중순부터는 '양의 북극진동' 상태로 전환돼 기온이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북극진동은 북극을 도는 찬 공기 소용돌이가 강해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소용돌이가 강한 '양의 북극진동' 상태일 땐 북극 주변을 도는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도 강해 북극 찬 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반대인 '음의 북극진동' 상태일 때는 제트기류도 약해 구불구불하게 흐르면서 북극 찬 공기가 북극을 벗어나 중위도로 남하하게 됩니다.

북극 소용돌이는 북극이 따뜻해지면 약해지기에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겨울이 전반적으로는 과거보다 따뜻해지지만 매섭게 추운 '북극 한파'는 더 자주 닥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재작년 미국 시카고대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연구진은 지구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제트기류가 2%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했습니다.

제트기류는 극지방 공기는 차갑고 밀도가 높고 열대지역 공기는 따뜻하고 밀도가 낮아 발생하는데, 기후변화로 그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2도로 평년기온(영하 0.9도)보다 0.7도 높았습니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대폭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점이 되는 1973년 이후 1월 평균기온 중에는 14번째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12.1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평균(11.9도)을 0.2도 웃돌았으며 최근 10년 1월 해수면 온도 중 4번째로 높았습니다.

지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16.8㎜로 평년 강수량(26.2㎜)의 68.2%에 그쳤습니다.

다만 설 연휴를 비롯해 눈이 쏟아진 날은 많았는데 지난달 전국 눈이 내린 날은 9.7일로 평년(6.2일)보다 3.5일 많아 1973년 이후 3위에 해당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내린 눈의 양(3시간 신적설 한 달 치를 합한 값)은 전국 평균 14.5㎝로 평년(10.5㎝)보다 4.0㎝ 많았습니다.

3시간 신적설은 '3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양'을 말합니다.

기상청은 설 연휴 중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온 것은 올해가 1973년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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