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9일의 설 연휴가 끝나며 적지 않은 직장인이 '명절 증후군'에 빠졌습니다.
고향을 찾거나 해외여행을 하는 등 긴 휴일을 보낸 이들은 생체 리듬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서울 종로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 모(33) 씨는 오늘(3일) "연휴 동안 늦잠을 자던 습관 때문에 오늘 지각할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어제까지는 따뜻했는데 오늘부터 한파가 닥쳐 출근길이 더 힘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장인 조 모(29) 씨는 "출근하자마자 쌓인 일을 할당받았는데, 언제 다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김 모(32) 씨는 "잊고 있던 상사의 얼굴을 보니 그간 쉬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됐다"고 했습니다.
엑스(X·옛 트위터)에도 직장인들의 '비명'은 이어졌습니다.
"시차 적응이 안 된다. 내 시계는 아직 연휴", "내가 지금 회사 책상에 앉아 있는 게 꿈같음", "연휴 이후 1주는 재활 기간", "안 죄송한데 연휴 리필 좀 해주세요" 같은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벌써 올해 다음 연휴 일정을 공유하며 씁쓸함을 달랬습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쉬는 직장인의 경우 금요일인 2일 하루 휴가를 쓰면 부처님오신날이자 어린이날인 월요일 5일과 대체공휴일인 화요일 6일까지 최장 6일을 내리 쉴 수 있습니다.
올해 추석의 경우 금요일인 10월 10일 하루 휴가를 쓰면 주말을 두 번 낀 10일짜리 연휴가 됩니다.
3일 개천절과 추석 연휴(6∼7일), 대체 휴일(8일), 한글날(9일)이 모두 몰려있는 덕입니다.
전문가들은 장기 연휴로 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상 복귀를 위해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쉬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 늘어질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장착하고 '루틴'을 만들며 내 삶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상우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면 패턴도 며칠의 간격을 두고 서서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휴 동안의 수면 패턴에 익숙해졌을 경우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