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세수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초 경기 회복으로 세수가 작년보다 40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성장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3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세제당국은 앞으로 나올 1월분 세수 실적을 주시하며 올해 국세수입 예산안의 상·하방 요인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예산안을 짜며 올해 국세수입을 382조 4천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세수 재추계치(337조 7천억 원)와 비교하면 44조 7천억 원(13.2%)을 더 걷어야 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올해는 법인세가 작년(63조 2천억 원)보다 25조 3천억 원(40.0%) 많은 88조 5천억 원을 걷힐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세수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작년보다 10조 6천억 원, 4조 3천억 원 증가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여건이 악화하면서 세수결손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경상 GDP는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토대로 올해 예산안을 짰습니다.
그러나 소비 회복이 지연된 데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정부는 지난달 초 성장률 눈높이를 대폭 낮췄습니다.
올해 실질 GDP는 1.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고 경상 GDP 증가율 전망치는 3.8%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6∼1.7%로 내릴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성장 둔화로 기업 매출이 줄면 법인세 세수 감소로 이어집니다.
이미 국내 주요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은 밝지 않은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 4천92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7조 6천376억 원을 15% 하회했습니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 이후 발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비 심리 위축도 문제입니다.
민간 소비심리가 나빠지면 소비와 밀접한 부가가치세 세수 전망도 어두워집니다.
부동산 경기도 냉랭해진 가운데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경우 양도소득세 수입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세금을 징수하는 기관인 국세청은 올해 세수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주요국 무역정책 전환, 내수 개선 지연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만약 올해 초 세수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경우 세입 예산안을 조정하는 방안(세입경정)도 거론됩니다.
정치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추경 편성 때 국세수입 예산을 함께 수정하는 것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세수 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1월 분 실적치를 보고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