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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몇 장 들고 "관행 깼다"…27세 백악관 대변인의 데뷔

최희진 기자

입력 : 2025.01.29 14:20|수정 : 2025.01.29 14:29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백악관이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 등 '1인 미디어'에 백악관 출입·브리핑 취재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언론 브리핑실에서 열린 자신의 첫 브리핑에서 "백악관은 (언론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강력하게 믿고 있다"며 "우리는 이 브리핑실을 뉴스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뉴미디어와 이 방에서 기자석을 확보하지 못한 매체에 개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독립 언론인들과 팟캐스트 운영자, SNS 인플루언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백악관 취재를 위해 출입증 발급을 신청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백악관 출입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출입증이 취소된 언론인 440명의 출입 자격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레빗 대변인은 소개했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또 과거 대언론 브리핑 때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 등 주로 공무원들이 앉던 브리핑룸 앞쪽의 대변인 오른편 자리들을 '뉴미디어석'으로 명명해 각종 비(非) 기성 미디어 관계자들이 앉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첫 질문권을 온라인매체 중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악시오스와 브레이트바트에 부여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백악관 기자회견의 첫 질문을 AP통신 출입기자가 하는 관행을 깬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습니다.

1인 미디어 등에 대한 백악관의 문호 개방은 뉴욕타임스(NYT)와 CNN으로 대표되는 기성 매체와 불화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 및 선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작년 초당적으로 금지법을 제정한 중국계 짧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틱톡 '구하기'에 나선 데서 보듯 SNS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나 보수 성향 대안 매체들을 '우군'으로 여기는 듯한 모습입니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이날 브리핑이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의 공식 데뷔전이었다는 점에 주목해 레빗 대변인의 브리핑 스타일과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1997년 8월생인 레빗 대변인은 27세로 역대 백악관 대변인 중 최연소입니다.

레빗 대변인은 첫 브리핑에 백악관 대변인의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두꺼운 파일 바인더 없이 종이 몇장만 들고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 정책 엄호에 집중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빗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을 앉혀놓고 "대중 매체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는 최저치"라고 일갈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은 기자들은 레빗 대변인이 말을 배우거나 걸음마를 시작하기 전부터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질문을 던지던 베테랑 기자들이라고 NYT는 부연했습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소셜미디어에서 레빗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 대한 보수 진영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레빗은 록스타"라는 배우 제임스 우즈의 평가도 전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데이비드 스미스 워싱턴지국장은 이날 브리핑 이후 "언변이 좋고 호전적이고 상사에 맹렬한 충성심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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