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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나라의 마술 같은 조작"…커제 반칙패에 중국 '시끌'

최고운 기자

입력 : 2025.01.23 15:07|수정 : 2025.01.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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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나라의 마술 같은 조작이다"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전에서 중국 바둑계 간판스타 커제 9단이 새로 바뀐 경기 규칙을 위반해 패배하자 중국 누리꾼들이 시끌시끌합니다.

커제는 어제(22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 변상일 9단과의 결승 3번기 2국에서 '사석 관리' 규칙 위반을 이유로 반칙패를 당했습니다.

커제는 사석, 즉 자신이 잡은 상대방의 돌을 두 번 연속 사석 통에 넣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경고 2회가 누적됐고 심판은 반칙패를 선언했습니다.

변상일은 커제를 상대로 7전 전패를 당하다가 첫 승리를 거뒀습니다.

메이저 세계 기전 결승전에서 반칙패가 선언된 건 처음입니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규칙 개정을 통해 잡은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와 벌점으로 2집 공제를 결정했습니다.

경고 2회가 누적되면 반칙패가 선언된다고 명시했습니다.

한국 바둑에서는 사석을 대국을 마친 후 승패를 가리기 위해 집 수를 셈하는 '계가' 때 사용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대국 도중 상대 사석 수를 확인하고 형세 판단을 합니다.

반면 중국 바둑 규칙에서는 사석이 의미가 없습니다.

사석과 관계없이 반상의 살아 있는 돌만으로 집을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선수들은 평소 사석을 바둑판 근처 아무 곳에 던져 놓거나 손에 쥐고 대국하기도 합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이런 패배는 바둑 역사 4천 년 사상 처음", "커제가 어긴 규칙은 경기 진행 실력 자체와는 상관없는 규칙"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이 주최하지만 세계 대회인데 왜 한국식 규칙을 사용하느냐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정해진 규칙은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커제의 반칙패 판정이 합당한 지를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패배 소식으로 여론이 들끓자 중국바둑협회는 어젯밤 소셜미디어 계정에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에서 중국바둑협회는 "한국기원 책임자와 오랜 시간 소통했으나 최종적으로 한국기원 심판위원회는 규칙에 따라 판정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결승 참가 전 한국 측은 바뀐 규칙을 중국 대표단에 알려줬고, 경기 전에 중국 선수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재: 최고운 / 영상편집: 이승희 / 화면출처: 바둑TV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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