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종말 같았다" 겁먹고 탈출하다…한밤 호텔서 참혹 화재

곽상은 기자

입력 : 2025.01.22 21:10|수정 : 2025.01.22 23:36

동영상

<앵커>

튀르키예의 한 유명 스키 리조트에서 큰불이 나 76명이 숨졌습니다. 겨울방학을 맞아서 스키장을 찾았던 사람들이 많았던 터라 피해가 컸습니다.

곽상원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12층짜리 대형 건물의 상층부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창문에선 뿌연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현지 시간 21일 새벽, 튀르키예 서북부 카르탈카야에 있는 스키 리조트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났습니다.

[오제르/목격자 : 마치 지구 종말의 순간 같았습니다. 불길이 30분 만에 빠르게 호텔을 집어삼켰습니다.]

당시 호텔에는 230명 넘게 투숙 중이었는데, 지금까지 7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투숙객은 겁에 질려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침대보를 밧줄처럼 묶어 탈출을 시도하다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크라크/목격자 : 불길이 치솟자 사람들이 갑자기 공포에 휩싸였고, 그 와중에 1명이 11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부상자도 50명 넘게 발생했는데, 1명은 위중한 상태입니다.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데, 화재 진압에 무려 12시간이나 걸리며 피해가 커졌습니다.

한 투숙객은 현지 언론에 화재 당시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고, 소방대가 도착하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고 전했습니다.

호텔에 자동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에르소이/튀르키예 관광장관 : 그동안 해당 호텔의 화재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없었습니다.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호텔 소유주 등 9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방학을 맞아 스키 리조트를 찾았던 가족 관광객들이 참사의 희생양이 된 가운데, 튀르키예 정부는 오늘(22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정성훈)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