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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짤막 보도…"엄청난 역량" 북 콘도에 눈독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입력 : 2025.01.22 20:47|수정 : 2025.01.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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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도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을 통해 트럼프의 취임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당선 이후 처음으로 소식을 전한 겁니다.

다시 돌아온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발언을 이것저것 쏟아내고 있는데,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리포트 보시고 이 내용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선거에서 트럼프가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며, 취임식이 워싱턴에서 진행됐다고 보도에서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북한이 관련 소식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도 기사를 실어, 미국에서 트럼프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습니다.

트럼프 당선에 침묵해 오던 북한이 관련 소식을 알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북한에 대한 호의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김정은과 나)는 잘 지냈고, 내가 돌아온 것을 그는 반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휴양지 건설역량을 언급했는데, 북미 핵협상과 경제협력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김정은이 엄청난 콘도 역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많은 해안을 갖고 있어요.]

북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말 강원도 원산의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하는 등 휴양지 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지난해 12월) : 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의 벗들이 즐겨 찾는 조선의 명승, 세계적인 명소로서의 매력적인 명성을 떨치게 되리라는….]

오늘(22일) 개최된 것으로 보이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이 추가적인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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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Q.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 이렇게 언급한 걸 두고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 뒤에 새로 나온 내용이 있습니까?

[안정식 기자 : 오늘 백악관의 추가 설명은 없습니다. 아직 트럼프 정부의 진용이 다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어제 트럼프 발언도 정교하게 마련된 발언이라기보다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진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일단 우선인 것 같습니다.]

Q.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인정을 하는 건, 지금까지 쭉 해왔던 비핵화를 일정 부분 포기하는 거고, 그 과정에서 혹시 우리나라가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우려들이 계속 나오고 있단 말이에요.

[안정식 기자 : 네 그렇죠. 요새 나오는 말들이 스몰딜, 핵 군축이니 이런 용어들이 나오는데요. 북한과의 핵 군축 협상이라는 건 북한과 미국이 핵무기를 동시에 일정 부분 감축시킨다 이런 의미가 아닙니다.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 즉 ICBM 능력 같은 거를 일정 부분 감축을 시키고 그 대가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어주는 낮은 단계의 협상을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트럼프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게 우선일 테니까 이런 낮은 단계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거고요. 이렇게 돼서 북미 간에 협상을 하게 되면 한국은 소외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죠. 오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SNS에 자체 핵무장론과 관련된 글을 올렸는데요. 이런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배경에도 한국 소외론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차분하게 짚어봐야 할 부분은 북미 간의 협상 테이블에 한국이 빠진다고 해서 한국이 소외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국에게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우리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이 되면 크게 문제가 안될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이 가능할 리더십과 대미외교 체계가 갖춰진 경우에 한국 소외론이 최소화될 수 있을 겁니다.]

Q. 앞서 리포트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콘도 개발을 이야기한 건 정말로 미국이 북한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뜻일까요?

[안정식 기자 :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투자라기보다도 김정은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해외 관광객 유치 이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관광객이 가서 돈 쓰는 것은 유엔 제재에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북미 간 협상이 잘 되면, 북한 관광업이 활성화시켜 줄 수 있다 이런 사업가적 포석을 깔고 있다 이런 해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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