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압수한 불법 도박 자금 세탁 관련 서버
승부조작 혐의로 처벌받았던 전 프로축구 선수가 총책으로 활동한 1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자금 세탁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도박 장소 등 개설 혐의로 전 프로축구 선수 A 씨와 사이트 개발자 B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11명을 입건했습니다.
A 씨 등은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내에서 허위 코인 매매 사이트를 구축한 뒤 불법 도박사이트 112곳의 회원 6만 6천802명으로부터 1조 1천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입금받아 세탁해 준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불법 도박자금 세탁을 위해 대포통장 업자로부터 200여 개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산 뒤 이를 이용해 수천 개의 가상계좌를 발급받아 도박자금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들은 불법 도박사이트 측이 회원에게 안내하는 도박자금 입금 사이트를 허위 코인 매매 사이트로 연결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이 때문에 불법 도박자나 대포통장 명의자가 수사기관에 출석 요구를 받으면 정상적인 코인 거래를 한 것처럼 거래 내역을 출력해 주며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전직 프로축구 선수 A 씨는 과거 K리그 승부조작 사건 브로커 혐의로 처벌받고 영구 제명됐던 인물로, 이번 사건에서 범행 기획, 관리 등 총책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도박자금 세탁액의 0.1%인 1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겨 생활비나 유흥비, 또 다른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서버를 압수하고 자금 세탁 내역과 돈을 송금한 불법 도박자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남은 범죄수익 7억 3천만 원에 대해 국세청에 조세 탈루 통보하는 한편 이들에게 자금 세탁을 연계한 불법 도박사이트 112곳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 요청했습니다.
특히 경찰은 불법 도박을 하려고 자금을 보낸 청소년 80명을 선도심사위원회에 넘겼습니다.
청소년들은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홍보 영상을 보고 불법 도박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이경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추가로 공범을 검거해 범죄수익금을 추적하고 고액 도박행위자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