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칼럼] A China-Taiwan War Would Start an Economic Crisis. America Isn't Ready. by Eyck Freymann and Hugo Bromley
* 에익 프레이만은 스탠포드대학교 후버 연구원이다. 휴고 브롬리는 케임브리지대학교 지정학 센터의 연구원이다.
지난달 중국군은 타이완 주변 해역에서 약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감행했다. 이를 막지 못한 걸로 미뤄 볼 때 미·중 관계는 점점 더 파국을 향해가고 있다. 중국이 타이완을 전격적으로 침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말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전군에 오는 2027년까지 타이완 침공을 수행할 준비를 마치라고 지시했다.
중국의 타이완 침공이 불가피한 건 아니다. 타이완을 압도하는 해안경비대와 해군력을 활용해 중국이 타이완을 봉쇄한 뒤 타이완을 드나드는 상선이나 민간 항공기의 출입을 중국의 입맛에 맞게
통제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중국이 이미
남중국해에서 쓰고 있는 전술이기도 하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미국과 군사조약을 맺은 필리핀의 영해를 넘나들고 산호섬에 접근하며 소유권을 주장해 왔다.
만약 중국이 자국 영토라 주장해 온 타이완과의 전면전을 각오하고 긴장 수위를 높인다면, 미국은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충격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
적어도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미국은 대비가 부족하다.
2023년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는
조사 보고서의 결론을 이렇게 내렸다.
미국은 중국과의 분쟁으로 인해 촉발될 경제적, 재정적 충격에 대비한 계획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때 벌어질 위기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황은 당적을 불문하고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곧 취임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는 물론 동맹국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분명한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대책에는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에 기대고 있는 전 세계 경제가 위기 전후에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할지 단계별로 분명한 전망과 대책이 담겨야 한다.
당장 반도체와 관련 분야에 큰 위기가 불어닥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타이완의 반도체 기업
TSMC는 전 세계 최고 사양 컴퓨터 칩의 90%를 생산한다. 그중 일부는 이제
애리조나에 세운 공장에서 만들지만, 가장 중요한 칩 대부분이
여전히 타이완에서 생산된다. 자동차부터 의료기기까지 수많은 산업에서 반도체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만약 타이완의 반도체 생산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면, 전 세계 경제는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 TSMC의 주요 생산 공장이 (마찬가지로 TSMC가 생산한 칩을 사용하는)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가면, 중국은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한 첨단 기술 부문에서 미국, 유럽 기업보다 확고한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거나 타이완이 세계 경제와 단절, 고립되면 비단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타이완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경제 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대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이 1979년 제정한 타이완관계법에서 명시한 경고다. 미국은 타이완의 정치적 경제적 자율성을 위협하는 그 어떤 폭력적인 시도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명시했다. 다른 하나는 중국이 1982년 천명한
원칙으로, 타이완과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해 하나의 중국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시진핑 주석도 타이완과의 평화 통일을 미·중 관계를 떠받치는
정치적인 토대라고 묘사한 바 있다.
만약 미국이 침공이든 고립이든 타이완의 주권이 위협받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을 포함한 지역의 주요 동맹국이 모두 커다란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자연히 미국과 동맹국의 관계도 균열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므로 미국은 지금 당장 타이완이 위기에 처할 때 경제적인 피해를 어떻게 줄이고 관리할지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미국이 앞서 이란이나 러시아에 가했던 경제 제재는 겉보기엔 매력적인 수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곤궁에 처하면, 전 세계 무역 자체가 삐그덕거리고 흔들리게 된다.
실제로 중국을 향해 대대적인 경제 제재를 부과하면, 미국이 만들어 놓은 국제 경제와 무역 시스템 전반이 오히려 흔들린다. 미국으로선 시스템을 지키는 게 이득이다. 또한, 동맹국과 중립국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과 이미 상당히 얽혀 있는 나라들이 많아서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인들도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는 걸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현실을 냉철히 파악해야 한다. 이제 중국을 고립시키거나 세계 경제에서 쫓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미국은 타이완에 위기가 발생하면 세계 경제를 지키기 위해 어떤 식으로 개입하고 피해를 최소화할지 계획을 적극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 계획에는 세 가지 요소가 꼭 담겨야 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