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칼럼] The Disappearance of Literary Men Should Worry Everyone, by David J. Morris
* 데이비드 모리스는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친다.
지난 20년간 문학 소설은 점점 더 여성의 전유물이 되었다. 소설을 쓰는 이도, 읽는 이도 갈수록 여성만 많아진다. 2004년 뉴욕타임스 소설 베스트셀러로 꼽힌 작품의 작가 성비는 남녀가 엇비슷했다. 올해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3/4 이상이 여성이다. 여러 기사에 따르면, 소설책을 사 읽는 사람도 무려 80%가 여성 독자다.
내가 8년째 가르치고 있는 문예창작 과정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보인다. 지원하는 학생의 60%가 여성이고, 어느 학번은 남학생이 한 명도 없다. 20년 전에 비슷한 문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을 때 내 동기를 생각해 보면, 남녀의 숫자가 같았다. 출판사 사이먼 앤 슈스터의 부회장이자 총괄 에디터인 이먼 돌란은 최근 내게 "젊은 남성 소설가는 희귀종이 됐다"라고 말했다.
불균형 자체는 문학계에서 낯선 일이 아니지만, 남성이 부족하고 과소대표된다는 우려는 사실 좀 불편한 주제다. 2022년,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썼다.
"문학 에이전트로 일하는 친구가 내게 젊은 백인 남성이 쓴 소설은 작품의 질을 떠나 (작품을 읽고 평가해 줄) 편집자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대중은 곧바로 날카롭게 반응했다. 비판이 다수였는데, 비판들이 터무니없지도 않았다. 소설과 문학계의 압도적인 주류는 여전히 백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남성 작가가 사라지는 현실에 다들 이토록 무감각하고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은 꽤 놀랍다.
한 가지 분명히 해두자면, 나는 문학계에서 남성이 모든 걸 지배하는 상황이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은 너무나 오랫동안 문학계를 지배했고, 그 때문에 수많은 위대한 여성 작가들이 쓴, 더 널리 읽혀야 할 책들이 줄곧 외면받았다. 나는 또한, 남성이 소설에서 더 잘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남성은 여성이 오랫동안 견뎌야 했던 종류의 편견에서 벗어나 있었다. 게다가 젊은 남성 독자들이 샐리 루니나 엘레나 페란테의 작품을 읽어야지, 남자 독자들이 반드시 남성 작가의 소설을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특히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다시 시작되면서 한창 부추기고 있는 이른바 왜곡된 남성성의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다면, 문학적인 남성이 줄어드는 현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들어 젊은 남성은 교육적, 정서적, 문화적으로 퇴보했다. 4년제 공립대학에 입학하는 여학생은 절반가량이 학위를 마치고 졸업장을 받지만, 남성은 이 비율이 40%가 채 되지 않는다. 이 통계만 봐도 젊은 남성이 소설은 덜 읽고, 책 읽을 시간에 비디오게임이나 포르노에 빠지는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젊은 남성들은 여전히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충족하고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지적 자극을 갈구하지만, 이들을 설득하고 설명하는 이들은 앤드루 테이트나 조 로건처럼 주로 페미니즘을 혐오하고 철저히 남성 중심적인 세계관에 천착한 이들이다.
점점 소외되는 젊은 남성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젊은 백인 남성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단연 가장 큰 공을 세운 유권자였다. 트럼프는 히스패닉 남성에게도 많은 표를 받았고, 흑인 남성에게서도 표를 꽤 많이 받았다. 나는 2024년 선거가 일종의 "격투장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소외당하고 주변부로 밀려난 남성들이 당혹감과 불안, 걱정을 싸움꾼을 통해 표출한 건데, 문제는 이 싸움꾼이 표를 준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진짜 영웅이 아니라, 상상 속 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머지않아 드러나리라는 데 있다.
젊은 남성들에게는 더 나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또한, 이들은 스스로 이야기의 세계에 소속감을 느끼며 받아들여져야 한다. 소설이 여기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지점은 많다. 소설은 재밌고, 영감을 주며, 때로는 수수께끼를 풀고, 최면을 걸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설을 읽는 건 한 사람의 정서적 IQ를 높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소설은 우리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삶을 이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다른 많은 X세대 책벌레가 그랬듯 나도 더글라스 쿠플랜드의 소설에 푹 빠져 성장기를 보냈다. X세대라는 이름도 쿠플랜드가 처음 고안한 건 아니지만, 그의 소설 제목이 큰 인기를 끈 덕분에 누구나 다 아는 단어가 됐다. 이 사례를 보면 우리의 문학계에는 더 포용적인 문화가 필요하다. 소외된 젊은 남성을 끌어안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나는 이제 여성 작가들의 발전, 진보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으니, 이제 남성 작가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진지하게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남성이 더는 글을 쓰고 읽는 데 관여하지 않는다면, 우리 문학계는, 나아가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