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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가 온통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갓 잡아온 수산물을 손질하느라 분주할 부두는 적막감만 감돕니다.
불이 난 건 지난 3일 오후 2시 10분쯤. 어민 작업장에서 시작한 불은 순식간에 항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지만, 그물 등을 보관하던 건물 6동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송순이/피해 어민 : 그물 다 태워 먹었어. 조업할 수가 없어. 이거 좀 봐 이거 울고 싶어 맨날 울고 싶어 진짜로. 어떻게 해야 돈을 벌어먹고 살라는지. 어민들 가족들이고.]
화재 현장은 급유소 바로 옆이라 자칫 더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다행히 어민과 선박 모두 긴급 대피했지만, 조업에 필요한 그물과 장비 등은 전부 잿더미가 됐습니다.
화재로 탄 그물만 9억 원어치. 대구 금어기를 앞두고 막바지 조업에 나서야 하는 어민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이창식/어민 : 하다못해 실(그물 손질)할 수 있는 바늘대조차도 없으니까. 8년 동안 준비해 놓은 게 1시간 만에 다 없어진 거죠. 재산도 재산이지만 부모들이 고생해 준비해준 건데 그게 한순간에 없어졌으니까.]
어민 작업장과 어구 보관장 같은 시설의 경우 대부분 화재에 취약한 가설 건축물로 지어지다 보니 불이 나면 속수무책입니다.
고성 지역에서는 2년 전에도 비슷한 불이나 어선 3척과 창고 2동이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최호선/고성군 해양수산과장 : 기존엔 샌드위치 패널이라든지 이런 건물로 많이 지었는데 앞으로 안전성을 위해 벽돌 구조로 차츰 개선해 나가야지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고성군은 피해 어민을 위한 임시 작업장 설치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배선이 있는 작업장 천장을 따라 불이 번졌다는 목격자 증언에 따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도운 G1방송, 영상취재 : 원종찬 G1방송, 화면제공 : 시청자,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