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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대화 내용이 암호화되고 서버에서는 즉시 삭제된다, 텔레그램보다 더 높은 보안 수준을 보인다는 미국 메신저 앱 '시그널' 이야기입니다. 미국 정부의 비밀을 폭로한 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도 썼다고 해서 유명해졌고 드루킹사건 때도 연락 수단으로 쓰인 걸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2018년 이 사건을 수사한 특검이 메시지들을 포렌식으로 복원하려 시도했었지만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두 달 전부터 이 시그널 앱을 깔았고 그걸로 일부 장성들에게 계엄 작전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 3일 낮,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A 장군에게 전화를 걸었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원하는 모종의 임무를 지시했다"고 국방부 소식통이 SBS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김 전 장관이 원격 지시할 때, 휴대전화의 일반적인 통화 기능을 쓴 게 아니라, 민간 SNS인 '시그널'로 통화했다"고 전했습니다.
"A 장군도 시그널 앱을 설치해 뒀고, 김 전 장관도 이를 알았기 때문에 그런 통화가 가능했다"는 겁니다.
'시그널'은 미국의 민간 SNS 메신저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양측에서 모두 암호화되는데, 수사당국의 포렌식으로도 삭제된 통화와 메시지 내용을 복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정태진/평택대 국가안보대학원 교수 : (시그널은) 미국에서는 정치인들과 셀럽들 사이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보안 메신저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국제 테러 조직이나 범죄 조직에서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가상화폐, (주식)리딩방, 불법도박, 아동 포르노그라피 유통자들 사이에서도….]
또 다른 국방부 소식통은 "김용현 전 장관과 A 장군은 계엄 두 달 전인 지난 10월, 시그널 앱을 깔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0월'은 계엄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정보사령부가 계엄 상황을 관리할 TF를 구성하기 위해 요원 선발을 시작한 걸로 의심되는 시점입니다.
소식통은 "그때 국방부 내 김 전 장관의 측근들과 몇몇 육군 장성들도 시그널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했다"며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도 시그널을 사용했는데, 일부 계엄 관련 논의가 시그널을 통해 이뤄진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시그널로 한 계엄 논의의 경우, 수사당국이 실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조수인·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