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서 숨지게 한 20대 대학생이 1심에서 징역 26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의대생인 피의자가 신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범행에 악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5월 6일 서울 강남역 주변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모 씨.
[최 모 씨 (지난 5월 8일) : (일부러 급소 노린 겁니까?) …….]
1심 법원은 최 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습니다.
최 씨는 대입 수능 만점자 출신으로 서울에 있는 의과대학 재학생으로 알려졌는데, 법원은 최 씨의 의학 지식이 범행에 악용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신체에 대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해박한 지식이 있어 사람에게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범행도구를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당일 범행 장소로 이동하던 버스 안, 피해자 바로 옆에서 '경동맥 출혈 사망', '목의 구조' 등을 검색해 본 점도 짚었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피해자가 자신에게 가정환경이 학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걸로 이해하고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점이 판결문에 적혔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성도 지적했습니다.
피해자가 평소 관심을 가진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을 하도록 유도하고, 흉기를 꺼내 "잘 하네"라고 말한 뒤 이십여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가족과 지인들의 충격과 상실감, 정신적인 고통의 정도는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질책했습니다.
검찰의 사형 구형과 달리 징역형이 선고되자, 유가족은 법정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유가족 측은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며, 검찰에 즉각 항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