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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때 또 권한대행 '데자뷔'…8년 전보다 어려운 대미 외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12.16 12:09|수정 : 2024.12.16 12:09


내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공교롭게도 8년 전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17년 1월에도 한국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 상태였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체제였습니다.

당시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2017년 1월과 3월 전화 통화를 하고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은 그해 3월 미국을 방문하는 등 대미외교 공백을 메꾸려 힘썼습니다.

이번엔 상황이 더 좋지 않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평판을 뒤흔든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고 미중 갈등 심화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밀착 등으로 대미외교의 방정식 또한 훨씬 난도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첫 집권했을 땐 대한반도 정책 수립에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번엔 경험이 쌓여 2기 출범과 동시에 각종 외교현안에 있어 '속도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충성파'로 내각을 채운 것도 정책 수행에 추진력을 더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2017년 6월 첫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본격적으로 요구했지만, 이번엔 더 이른 시점에 이를 이슈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성격상 한국의 정치 혼란 상황을 배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재집권에 앞서 속도감 있게 대북 외교의 틀을 짜기 시작한 것도 변수입니다.

북한 업무도 관장하는 '특별임무들을 위한 대통령 사절'에 트럼프 최측근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를 지명했고, 국가안보 부보좌관엔 트럼프 1기 대북외교 실무자인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를 기용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에 초반부터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권한대행 체제로는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종의 '임시직'인 권한대행 체제와 깊이 있는 논의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그레넬·웡 지명자 등) 대북외교 핵심 담당자들과 네트워크를 공고히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일단 권한대행 체제 아래서도 기존 외교기조를 충실히 따르고 정상외교 공백이 없도록 주변국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후에 자신이 방미할지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는 했지만 대면해서 논의하고 발신할 메시지도 있다고 생각해 미국 측과 협의해 (방미를)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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