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에 놓인 근조화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당 국회의원들의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보수 텃밭' 영남지역의 여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 중에서도 "탄핵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대다수 국민의힘 지방의원은 당론을 의식하며 눈치를 보느라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일부 의원은 당에 대한 실망감이나 정치인으로서 양심을 앞세워 소신 발언과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여당 의원이 "계엄은 정당하고, 탄핵에 반대한다"며 윤 대통령 옹호에 나서 논란이 벌어진 지방의회도 있습니다.
탄핵 가결을 촉구하는 국민의힘 지방의원들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당의 대응 방식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권영식 경남 합천군의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더 잘 사는 합천군을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했지만,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탈당 배경으로 비상계엄과 국민의힘의 탄핵 표결 불참을 들었습니다.
권 의원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친위 쿠데타로 나라는 혼란에 빠졌고 국정은 마비됐으며 국민은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명분 없고 위헌적인 내란 행위는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행동을 보며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내팽개친 모습을 목도"했고, "기초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울산에서는 여당 소속 시의원 19명 중 처음으로 김종훈 시의원이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며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울산 5개 구·군 기초의회를 포함해도 울산에서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 중 이런 목소리를 낸 사람은 김 의원이 유일합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비상계엄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히고자 한다"며 "실제적 위협과 마주한 후 깊은 충격과 상처를 입은 울산 시민께 집권 여당 소속 의원 중 한 명으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혼란을 키우는 역사적 과오가 길어져서는 안 된다"며 "당장 이번 주말, 당이 국민의 염원대로 혼란을 막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은 비상계엄 선포는 비판하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국회가 판단할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최 의장은 지난 11일 개인 의견을 전제로 "21세기에 계엄이라니, 계엄 선포는 잘못됐다"며 "국민 다수가 계엄에 부정적이며 대통령이 잘못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탄핵에 대해서는 "국회가 있고, 국회의원들이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며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