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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날리자…"중국, 내년 위안화 약세 용인 고려"

김경희 기자

입력 : 2024.12.12 10:11|수정 : 2024.12.12 10:11


중국 당국이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해 내년에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 조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선 더 강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기간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당선된 뒤에는 취임 당일에 펜타닐 등 마약의 미국 유입을 이유로 중국에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했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기업들의 수출 가격이 저렴해지는 효과로 인해 관세 영향이 적어집니다.

또한 중국 본토의 통화정책이 더 완화되는 환경이 됩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에 대해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은 뒤 자체 발행하는 파이낸셜뉴스에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위안화 환율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며 위안화가 올해 말에 안정되고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는 것은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반적인 관행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인민은행이 더는 위안화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 같지는 않지만, 위안화 가치를 결정하는데 시장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9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내수 촉진을 강조하며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적절히 완화한 통화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경기 부양을 위해 14년 만에 통화정책이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인민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절히 완화한 통화정책" 기조를 채택했다가 2010년 말 온건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주요 싱크탱크인 '중국금융 40 포럼'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무역 긴장 시기에 위안화 환율이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달러화 고정 방식 대신 유로화 등 비(非)달러화 통화 지수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인민은행이 무역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가 달러당 7.5위안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위안화는 달러당 7.25위안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기 직전인 지난 9월 말보다 약 4% 하락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인 2018년 3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잇단 관세 발표로 인해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12% 이상 하락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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