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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영예의 순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12.11 11:21|수정 : 2024.12.11 11:21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은 뒤 박수를 받고 있다.

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올랐습니다.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강은 여덟 번째 순서로 무대에 입장했습니다.

1926년 콘서트홀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 이래 한국인이 '블루 카펫'을 밟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올해 5개 분야별 수상자 총 11명 가운데 여성 수상자는 한강이 유일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한강은 네 번째 순서로 시상 무대로 호명됐습니다.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은 스웨덴어로 준비한 시상 연설에 이어 '친애하는(Dear) 한강'이라며 영어로 그를 호명했습니다.

발목을 덮는 드레스가 신경 쓰이는 듯 천천히 무대 중앙에 나간 한강은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이 노벨상 증서(diploma)와 메달과 함께 축하인사를 건네자 미소로 화답했습니다.

시상식에 이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시청사 블루홀에서는 연회가 마련됐습니다.

노벨상 연회는 그해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약 일주일간 진행되는 '노벨 주간'의 하이라이트 행사입니다.

한강은 남녀가 쌍을 이뤄 입장하는 관례에 따라 스웨덴 마들렌 공주의 남편인 크리스토퍼 오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입장했습니다.

참석자 1천250여 명은 전원 기립 박수로 수상자들을 맞이했습니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벨재단의 복장 규정에 따라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드레스를 차려입었습니다.

연회장 중앙에 마련된 메인테이블에는 수상자들과 함께 왕실 가족, 스웨덴 정부 대표단 등 주요 귀빈이 자리했고, 한강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등과 함께 앉았습니다.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존 점퍼(왼쪽)과 스웨덴 소피아 공주.
한강은 만찬이 끝날 때쯤 사회자 안내에 따라 블루홀 중앙 계단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미리 준비한 수상소감을 낭독했습니다.

그는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며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4시간가량 현지 공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연회에서는 싱어송라이터 랄레(Laleh)의 무대 등 수상자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됐습니다.

한강은 11일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다문화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만난 뒤 한국 매체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입니다.

이후 12일 스웨덴의 번역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유키코 듀크와 대담을 끝으로 일주일간의 '노벨 주간'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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