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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 김재섭, '소신' 김상욱…다른 길 가는 여당 소장파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4.12.10 18:21|수정 : 2024.12.10 18:21


1210 이브닝 브리핑 썸네일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국민의힘에 초선 의원이 44명 있고, 당내 소장파 그룹 '첫목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당론에 반하는 '소신'의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탄핵 찬성'을 외칠 것 같던 김재섭 의원도 당론대로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이런 침묵을 깨고 초선 김상욱 의원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는데요, 국민의힘 '탄핵 반대' 대오에 균열을 낼 수 있을 듯합니다.

멀어진 김재섭·김상욱

스프 이브닝
사진부터 보겠습니다. 국민의힘 초선의 소장파로 분류되지만 다른 길을 가는 김재섭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악수하는 장면입니다. 

불과 닷새 전인 지난 5일만 해도 두 사람은 뜻을 같이했습니다. 

두 사람은 재선의 김예지, 초선 우재준·김소희 의원과 함께 윤 대통령의 사과와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했습니다.

또 이틀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이들의 결정은 엇갈렸습니다.

김예지·김상욱 의원만 표결에 참석하고 나머지는 불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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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불참'이라는 당론을 거스르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엿보이는 모습으로 투표했던 김상욱 의원이 투표를 마친 뒤에도 끝내 김재섭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상욱 의원은 비록 1차 표결에서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졌지만,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김재섭 의원과는 더 멀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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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로지 보수의 가치 판단 기준인 헌정질서 및 자유민주주의 수호 정신에 따라, 또 깊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헌법적 반민주적 비상계엄을 기획한 대통령에 대한 차회(다음 번) 탄핵 표결에 찬성합니다.

-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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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화환과 화분이 배달되는 등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김상욱 의원님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화분에 적혀 있습니다. 

김상욱 선언으로 '이탈표' 늘어날 듯

김상욱 의원의 선언으로 국민의힘 '탄핵 반대'의 둑이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입니다.

1차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안철수·김예지 의원에 이어 여당 내에서 3번째로 공개적인 이탈표가 나온 겁니다.

배현진 의원은 탄핵 찬반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려면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데, 이 숫자는 넘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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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의원의 유턴에 대해 친윤(친윤석열) 윤상현 의원은 '노마지지'라는 고사성어를 쓰며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지금 당장 탄핵해서 몇 개월 뒤 대선 치러지면 어떻게 되겠나?"고 물으며 "노마지지라는 말이 있다. 정치 경험이 있는 분들이 왜 이런 식의 해법 도모하려 노력하는지 신중하게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습니다.

노마지지는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라는 뜻으로, 자신과 같은 중진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윤 대통령 탄핵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되니,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은 김상욱 의원 의견과 윤상현 의원 의견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형국입니다. 

김재섭 향하는 분노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 105명에 대해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데요, 특히 김재섭 의원에 대한 서울 도봉갑 지역구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다음 날인 그제(8일) 김 의원의 집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과 함께 커터칼이 발견돼 경찰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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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불참뿐 아니라 윤상현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김 의원에게 "1년 후에는 다 찍어주더라"고 조언해 준 사실을 밝힌 뒤, 윤 의원보다 김재섭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또 한 번 크게 일었습니다. 

김 의원은 "내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지만 성난 민심은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섭 의원 지역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고, 김 의원만큼은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믿었던 지역민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3대째 도봉구 주민' 등을 내걸고, '도낳스(도봉구가 낳은 스타)'가 된 김 의원이 8개월 만에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겁니다.

오늘(10일)은 총선 맞상대였던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이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안 대변인은 "김재섭 의원은 어딨었나, 부끄럽지도 않냐"고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을 질타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명심하십시오.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살아남은 정권은 없습니다. 도봉구민들이 추위에 떨게 하지 마십시오. 도봉구민들이 내란 수괴 윤석열 씨 때문에 불안에 떨게 하지 마십시오.

-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 기자회견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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