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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리아 내 기지 유지"…반군 승리엔 모호한 입장

손기준 기자

입력 : 2024.12.08 22:52|수정 : 2024.12.08 22:52


▲ 연기 치솟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시리아 반군이 현지시간 8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 동부에 자리한 미군 기지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레인 마나마를 방문 중인 대니얼 샤피로 미국 국방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ISIS의 지속적인 패배를 보장하고자 시리아 동부에 주둔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SIS는 미국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공식적으로 부르는 명칭입니다.

2014년 6월 ISIS가 정부를 자칭하며 IS로 이름을 바꿨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단 의미에서 이전 명칭인 ISIS를 씁니다.

샤피로 차관보는 "우리 군과 파트너를 지키고 시리아 동부에서 ISIS가 다시 부상하는 것을 막고자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IS의 남은 세력 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동부 알탄프 등 기지에 병력 약 900명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반군의 승리 선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애매합니다.

알아사드 정권은 미국의 적이지만 이를 몰아낸 반군을 주도하는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 역시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무장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샤피로 차관보가 시리아에서 사실상 소멸한 IS를 주둔의 명분으로 삼는 원칙론에 그친 것으로 보입니다.

HTS는 2011년 국제 테러 단체 알카에다의 연계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로 단체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2016년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고 이름도 지금의 HTS로 바꾸며 변신을 모색했습니다.

이들은 여성이 히잡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걸 요구하지 않고 금연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지도부 역시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봐 HTS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렸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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