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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공포의 그날밤, 명령 라인에 있던 군 지휘관들이 일종의 양심선언을 잇따라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날,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요. 상충되는 말도 많습니다. 무거운 처벌을 면하기 위한 것일텐데 결국 누구말이 맞는 지 수사로 밝혀져야할 것입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에서 계엄해제를 위한 표결을 급박히 준비할 때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본회의장을 장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스스로 위법하다고 판단해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곽종근/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 그 임무를 수행한 인원들은 당연히 나중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이상현 1공수특전여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곽 전 사령관이 자신에게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문을 부수고 들어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고 안 되면 전기라도 내리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과 정반대의 주장을 한 것입니다.
이 여단장은 곽 전 사령관에게 지시를 내린 상부가 윤 대통령인지 김 전 국방장관인지는 말끝을 흐려 알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에 출동했던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역시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계엄선포 직후인 4일 0시경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국회 상황을 보고 했다며 당시 대화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 (전화가) 한 차례 정도 오셨는데 '거기 상황이 어떠냐? 그래서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 그랬더니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고 하시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이 전 사령관은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장갑차 등을 출동시키지 않았고 총기 무장도 없이 임무 수행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상계엄에 투입된 군 지휘관들이 야당 의원을 만나 대통령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위험한 상황을 막으려 했다며 앞다퉈 주장하는 자체가 이례적인데 자기변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선택/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지금 이분들이 책임져야 될 부분은 군사 반란이나 내란이라고 하는 아주 중요 범죄거든요. 그 범주의 법정형이 굉장히 높이 돼 있어요. 자기 변호를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요.]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비상계엄에 가담시켰다는 점에서, 지휘관들의 책임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그래픽 : 이예지, 화면출처 : 국회의원 김병주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