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인 9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한여름처럼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올해 가을은 우리나라 역대 가을철 중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월 폭염에 9·11월 폭우, 11월 말 폭설까지 기후변화 속 여러 신기록이 나온 '역대급' 가을로 기록됐습니다.
기상청은 오늘(6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가을철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가을은 9월 초부터 매우 높은 고온으로 시작해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이어갔습니다.
가을철 전국 평균기온은 16.8도로, 평년(14.1도)보다 2.7도 높았습니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점이 되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 밖에도 서울엔 1948년 이후 76년 만에 9월 폭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발생했고, 춘천은 1966년 기상관측 이래 첫 9월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고온 관련 기록이 나왔습니다.
높은 기온이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첫서리, 첫얼음도 평년보다 늦게 관측됐습니다.
9월과 11월 한 차례씩 많은 비가, 11월 하순에는 많은 눈이 내리며 올가을 총 강수량은 415.7mm를 기록했습니다.
평년(266.1mm)보다 149.6mm 더 많은 것으로, 역대 5위입니다.
9월과 11월에는 각각 태풍 '풀라산'·'콩레이'로 인한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일 강수량이 월별 최곳값을 경신했습니다.
10월에는 전반적으로 상층 기압골이 우리나라 주변을 자주 통과하며 비 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10월 강수일수는 평년 대비 5.1일 많은 11.0일로, 역대 1위입니다.
11월 하순에는 많은 눈이 내려 여러 기록이 경신됐습니다.
서울, 인천, 수원 세 지점에서는 11월 27일에 11월 일최심 신적설(24시간 중 지표면에 쌓인 눈의 최대 깊이), 28일에는 일최심 적설(하루 동안 실제 지표면에 쌓인 눈의 최대 깊이) 최곳값을 갈아치웠습니다.
초가을 높은 기온과 11월 하순 수도권 대설은 우리나라 주변과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의 가을철 해수면 온도는 23.6도로, 최근 10년 평균(21.1도)보다 2.5도 높았으며,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습니다.
또 필리핀 부근 강화된 대류 활동, 북극진동(북극 소용돌이가 강약을 반복하는 현상), 몽골 주변의 적설, 시베리아·캄차카반도 상공에서 정체한 블로킹(절리 고기압 등 파형이 정상 흐름을 벗어나 장시간 정체하는 현상) 등 다양한 요소가 가을철 고온과 폭설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는 예전과는 다른 계절을 경험하고 있다"며 "최근 기후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번 겨울철에도 이상기후에 사전 대응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를 종합적으로 감시하고 분석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