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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 기업 경쟁력 저하 우려…면밀히 재검토해야"

김지성 기자

입력 : 2024.11.28 14:29|수정 : 2024.11.28 14:29


▲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전경

이사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상법상 지배구조 규제가 기업 밸류업의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밸류업과 지배구조 규제의 최근 논의와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모든 주주를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조항 등을 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곽관훈 선문대 교수는 강연에서 "한국과 같은 대륙법계 국가인 일본은 물론 영미법에서도 이사는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의무를 판례로 인정한 경우는 있어도 법에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총주주의 이익', '주주의 비례적 이익', '주주를 공정하게 대할 의무' 등이 개념적으로도 모호하고 이사의 구체적인 책임 범위와 행동 지침을 제공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지금 문제가 되는 이해 상충 사례들은 '이사 대 주주'가 아닌 '지배주주 대 일반주주'"라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인정해도 배당 등 단기 주주 이익과 신사업 발굴 등 장기 주주 이익이 상충할 때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교수는 다른 지배구조 규제안으로 논의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나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에 대해선 "일률적·경직적인 규제 도입보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도입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석훈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은 "법체계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큰 상법 개정보다는 문제 사례별로 핀셋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개회사에서 "상법 개정안이 외국 투기 자본이 단기차익을 실현한 후 주식을 팔고 나가는 것을 도와주는 '해외 투기 펀드 먹튀 조장법'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경영권 공격이 가능하고 대응 여력도 부족한 만큼 충실 의무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조치인지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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