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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털처럼 가벼운 줄 알았더니 눈이 무겁다고?…'습설' 정체는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11.28 12:24|수정 : 2024.11.28 12:24


▲ 28일 오전 인천시 중구 항동7가에서 건물 지붕이 무너져 있다. 

"무거운 눈이 내리겠습니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11월 '가을 폭설'이 내린 가운데 건축구조물의 붕괴 사고 소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장 구조물이나 아파트 주차장 진입통로 지붕, 실외에 설치된 학교 급식실 지붕 등이 쌓인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내려앉는 것입니다.

이 폭설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바로 '무거운 눈'입니다.

기상청은 작년 12월 광주와 전남을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눈 무게 예보도 합니다.

눈이 무겁다는 것은 한마디로 수증기를 많이 머금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눈 결정에 수증기가 많이 달라붙은 상황'이란 것입니다.

수증기를 많이 품은 눈, 즉 '습설'(濕雪)이 되려면 일단 눈 결정이 수증기를 잘 포집할 수 있게 단순한 육각형 모양이어야 합니다.

이런 결정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을 때 형성됩니다.

또 당연히 대기 중 수증기가 많은 곳에서 눈이 만들어져야 습설이 됩니다.

이를 종합하면 지금과 같은 초겨울 서해상에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로 눈구름대가 발달해 내륙으로 유입되면 습설을 내리게 됩니다.

반대로 기온이 낮고 건조한 한겨울엔 주로 '건설'(乾雪)이 옵니다.

기온이 낮고 건조할 때 형성되는 눈 결정은 흔히 떠올리는 표창 모양의 복잡한 결정입니다.

이 결정은 나뭇가지처럼 삐죽삐죽하다 보니 서로 잘 접합되지 않고 수증기도 잘 붙지 않습니다.

눈이 생성되고 발달하는 지점이 고도 약 1.5㎞(850hPa) 이상인 점을 고려해 기상학계에서는 이 지점 기온이 영하이되 영하 8도보다 높으면 습설이 내릴 가능성이 크고 영하 8도를 밑돌면 건설이 내릴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기상학계와 기상청은 '수상당량비'를 기준 삼아 습설과 건설, 무거운 눈과 가벼운 눈을 나눕니다.

수상당량비는 강수량 대비 적설량을 말합니다.

예컨대 1㎜ 강수로 눈이 10㎝ 적설되면 수상당량비가 10이 됩니다.

수상당량비가 '10∼20'이면 '보통의 눈', 10보다 작으면 '습설로 무거운 눈', 20보다 크면 '건설로 가벼운 눈'으로 분류됩니다.

기온이 비교적 높을 때 주로 내리는 습설은 특성상 상대적으로 잘 녹습니다.

그러나 잘 뭉쳐지고, 수증기를 많이 머금어 쌓였을 때 매우 무겁습니다.

습설은 일반적으로 건설보다 2∼3배 무겁습니다.

일반적으로 습설의 중량은 1㎥당 300kgf로 건설(150kgf)의 2배로 봅니다.

쉽게 계산한 습설의 무게는 얼마일까? 수상당량비를 동원해 계산하면 이해가 쉬운데, 수상당량비가 10인 습설이 10㎝ 쌓인 것은 물이 1㎝ 높이로 쌓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00㎡(약 30.25평) 면적에 눈이 50㎝ 쌓였다면 이는 같은 면적에 물이 5㎝ 높이로 5㎥만큼 차 있는 것으로 이때 물 무게는 5t입니다.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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