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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온도 역대 최고" 117년 만의 이변…더운 바다의 역습

정구희 기자

입력 : 2024.11.27 20:24|수정 : 2024.11.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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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기습적인 폭우에 긴 열대야까지,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날씨가 많았었는데, 첫눈이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한겨울도 아닌 11월에 폭설이 찾아온 이유가 뭘지, 이 내용은 정구희 기자가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오늘(27일) 낮 서울 서초대로.

파란 하늘이 보이나 싶더니 다시 눈이 쏟아지면서 30분 만에 큰 도로까지 하얗게 뒤덮입니다.

위성영상을 보면 눈구름이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계속해서 들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구름이 중국엔 없지만, 서해에는 매우 많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바다 위를 지날 때 눈구름이 생성되는 겁니다.

겨울철 호수에서도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호수효과'라고도 부릅니다.

이 '호수효과'는 '해기차', 즉 바다와 대기의 온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 강해집니다.

지금 중심 온도가 영하 40도인 저기압의 회전 방향을 따라서 북서풍이 불어 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반도 상공에도 영하 35도 안팎의 찬 공기가 내려온 겁니다.

올해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온도가 역대 최고 수준인데요.

11월인데도 서해의 해수 온도는 15도 안팎으로 상당히 따뜻한 편입니다.

결국 바다의 영상 15도에서 대기의 영하 35도를 뺀 해기차가 50도나 되다 보니, 눈구름 생성이 활발해지고 11월 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쏟아진 겁니다.

[예상욱/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 : 서해 수온이 평년보다 2~3℃ 정도 따뜻하거든요. 강설현상은 이번 겨울에 주목해서 대비를 해야 되지 않나.]

오늘 서울 관악구에는 27cm, 성북구에는 20.6cm의 폭설이 기록됐습니다.

그런데 서해 백령도는 2cm에 그쳤습니다.

바닷가 근처는 높은 수온 때문에 폭설로 발달하지 못한 겁니다.

반면 서울 등 내륙의 경우에는 눈구름이 내륙으로 들어온 데다 온도도 영하권으로 내려가면서 눈 입자가 점점 커졌습니다.

특히 이번 눈은 서해의 수증기를 가득 머금어 보통 눈보다 2배 이상 무거운 '습설'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도로에 눈이 금세 쌓이고, 시설물 붕괴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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