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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0년 한국 소멸" 세계적 석학의 경고…"'이것' 변해야 산다" [스프]

심영구 기자

입력 : 2024.11.28 09:01|수정 : 2024.11.28 09:01

[귀에 쏙 취파] 귀에 쏙! 귀로 듣는 취재파일


SDF 귀에 쏙 취파 

인구와 지역 소멸 위기에서 찾은 '생존의 조건'은?

분열과 소멸의 시대, 인류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지금,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어떠한 전략을 모색해야 할까? 축소 사회에서 초(超) 생존의 조건을 찾아 나섰던 2024 SBS D포럼이 지난 12일 성대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SBS D포럼, 줄여서 SDF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여기에 더해 청년, 기업, 기후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심도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SDF 구성원들의 진심을 가득 담은 강연을, 700명 넘는 참가자분들이 늦은 오후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객석을 가득 채우며 경청해 주셨습니다. 올해 포럼의 핵심만 요약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SDF2024 에필로그 1편.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SDF2024를 빛내준 국내외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모았습니다.

올해의 기조연사,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학교 인구학 명예교수와 마스다 히로야 일본 인구전략회의 부의장은 한 발 앞서 들여다본 인구와 지역에 대한 통찰을 전해줬습니다. 콜먼 옥스퍼드대 인구학 명예교수는 지금과 같은 낮은 출산율이 이어진다면, 한국은 2750년쯤 소멸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의 원인으로 '압축적 근대화' 현상을 지목했습니다. 콜먼 교수는 노동시간 단축, 고용 안정성 강화, 남녀 임금 격차 해소와 함께 한국 사회에서 결혼과 가족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의 변화, 즉 문화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마스다 히로야 일본 인구전략회의 부의장은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지적했고, 일본의 새로운 인구 비전인 '2100년까지 인구 8,000만 명 유지'를 소개하며, 인구 문제는 "정파를 초월한 합의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에 관한 고민은 이어진 발표들에서 보다 심도 깊게 논의됐습니다. 먼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는 SBS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축소 사회 한국이 매력적인 국가로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조건을 제언했습니다.

연구팀은 ▶한국을 중심에 두고 전 세계 7개 권역으로 글로벌 생산 및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다중 허브' 전략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컨트롤타워 마련을 골자로 한 글로벌 인재 공급 시스템 구축 ▶전체 고용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 차원의 미래 대응 전략 수립 ▶외국인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직을 보장하는 '노동허가제' 도입 ▶외국인 근로자의 가족들을 위한 다각적인 정주 지원 시스템 마련을 제안하면서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연구팀의 다섯 가지 제언에 대해, 정부 측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외국 인력 정책에 대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설명했습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저숙련 위주의 외국 인력 정책을 고숙련 전문 인력과 중숙련 인력으로 대체하고, 내국인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간병 및 돌봄 분야에서 인력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우수 인재의 정주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면서, 해외 인재가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비자 - 영주권 등의 제도적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공공 임대주택 지원과 같은 정주 여건을 크게 개선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다양성에 기반한 새로운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사회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선태 충주시청 유튜브 전문관과 김유솔 전라남도 완도 용암마을 이장, 이큰별 SBS 제작본부 PD는 실제 경험을 토대로 지역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살아있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줬습니다. 지역 사회의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유입을 장려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지, 매력적인 지역을 만드는 조건에 대하여, 20대 청년인 김유솔 이장은 지역 청년에 대한 지원이 "특산품 연계에만 묶이지 않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유튜버 '충주맨'으로 유명한 김선태 전문관과 SBS <팔도주무관>을 연출한 이큰별 PD는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열악한 처우를 언급하면서 "최저임금 수준인 지방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과 현장 중심의 예산 배정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후 들어서는 분위기를 전환해 새로운 지식 나눔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화려한 LED 화면을 배경으로 가수 윤하가 오후 세션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윤하는 우리에게 '왜 성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10대 시절, 자신을 성장시킨 원동력은 외로움과 고독함이었다며, 호주의 브룸이라는 도시에서 본 맹그로브 나무와 개복치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깨달은 '함께'의 의미를 노래에 담아 전했습니다.

또 다른 문화예술인으로, 작곡가 김형석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로 무대를 채우며 K-POP이 세계적 성공을 거둔 이면에 있는 '진정성'과 대중음악이 지닌 '공감'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김형석 작곡가는 AI 시대를 맞아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시대에, 음악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내야 한국의 음악 산업이 무한한 생명력을 가지고 확장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전에 이어서 초저출생 현상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SDF만의 차별화된 연구 발표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임동균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장은 저출생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네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해 가족으로 가는 문턱 낮추기 ▶저출생 정책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구축 ▶일하는 방식 바꾸기와 합리적인 조직 문화의 조성 ▶우리 사회를 하나로 이어주는 '사회적 가치 위원회'의 설치를 강력히 제안했습니다.

뒤이어 발표한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사회경제적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한 청년층,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 사회가 미처 돌보지 못했던 <고립 은둔 청년>들의 실태를 전했습니다. 김성아 위원은, 고립 은둔 청년들이 재고립되지 않고 다시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 구축해야 할 촘촘하고 안전한 '연결망'의 필요성을 역설했는데, 특히, 이 자리에는 7년간 은둔을 해왔던 30대 청년 이준형 씨가 함께 무대에 올라 담담하게 자신의 경험을 고백해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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