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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폐가' 사업장 대출 승인…담보 서류는 위조

김진우 기자

입력 : 2024.11.26 20:02|수정 : 2024.11.2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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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의 친인척이 부당대출을 받는데 관여했단 혐의를 받고 있는 손태승 전 우리 금융지주 회장이 오늘(2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계된 회사에 대출해줬던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문건들을 확보해서 살펴봤더니, 폐가나 다름없는 곳을 사업장으로 등록해 대출을 받기도 했고,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위조해서도 대출이 이뤄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오늘 첫 소식, 김진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스크를 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손태승/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 (친인척 부당대출 관여 혐의 부인하십니까?) …….]

손 전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이 의심하는 친인척 부당대출 규모는 400억 원대, 대부분 처남 김 모 씨를 중심으로 대출이 일어났습니다.

김 씨의 부인 장 모 씨가 대표이사로 돼 있는 A 농업법인에 대해 우리금융저축은행에 제출한 여신 승인 신청서입니다.

지난 1월 25일 7억 원의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저축은행은 "업체 규모 대비 대출 신청액이 과대하지만 매출액 성장률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대출금 상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신청 다음날 대출을 승인했습니다.

서류에 적힌 법인의 사업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수풀이 우거져 건물까지 접근하기도 어렵고 건물 내 외벽 마감재가 흉물스럽게 떨어져 있습니다.

사실상 폐가입니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 : 원래 음식점이었죠. 카페였다가 그때 경매로 넘어가서 거의 2020년부터 영업 안 했을 것 같은데.]

대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처남 김 씨의 딸이 대표로 돼 있는 한 식자재 업체가 2022년 우리은행에서 29억 원을 대출받을 때 제출한 서류입니다.

담보로 제공한 경기 용인 오피스텔의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매매가가 30억 원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실제 거래가격은 20억 원이었습니다.

서류가 위조됐지만 심사 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은 겁니다.

검찰은 지난 9월 김 씨를 횡령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데 이어, 부당대출을 주도하거나 관여한 혐의로 우리은행 임모 전 본부장과 성모 전 부행장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손태승 전 회장이 구속되면 검찰은 임종룡 회장을 비롯한 현 우리금융 경영진들이 불법 대출 사실을 보고받고도 금융 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윤형,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최재영,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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