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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기도 법카 1억 653만 원 유용 혐의' 이재명 기소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11.19 09:53|수정 : 2024.11.19 11:0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오늘(19일)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 가족의 사적 소비를 위한 예산 유용 범행에 당시 경기도 비서실·의전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으로 봤습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오늘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모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 모 씨를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으로 샌드위치, 과일 및 식사 대금으로 지출하는 등 총 1억 653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가 6천540만 원에 구입한 제네시스 G80을 이 대표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 주차장에 세워두고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전용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관용차는 주로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일정을 챙기는 '사모님팀'이 개인 모임, 병원 출입 등 김 씨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운행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도 비서실에서는 이를 위해 관용차를 의전용(내외빈 영접 등) 관용차로 사용하는 것으로 가장했으며, 사모님팀은 사적 운행 후엔 공적 용도로 운행된 것처럼 허위 운행일지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관용차 사적 유용으로 최소 6천16만 원(임차료·세차비·주유비 등)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검찰은 또 '사모님팀'이 이 대표와 김 씨가 요구한 소고기·초밥·복요리 등 사적으로 먹을 음식 총 75건 약 889만 원 상당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해 이들에게 무상을 제공한 것으로도 판단했습니다.

이 밖에 집안 제사에 사용할 제사에 사용할 제사용품 등 과일(2천791만 원 상당), 아침식사로 먹을 샌드위치(685만 원), 세탁비(270만 원)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허위 지출결의를 통해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특히 샌드위치나 과일을 구매할 땐 당시 비서실장 정 씨의 관리 하에 외상 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후 '격려 및 간담회용',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근무자 격려용', '직원 초과근무용' 구매인 것처럼 허위로 지출 결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사건은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전 경기도청 별정직 7급 공무원)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폭로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2022년 8월 김 씨와 배 씨를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이 대표에 대해선 "관여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불송치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경찰에 재수사요청을 했으나 이를 불이행하자 올해 1월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 국민권익위로부터 이 대표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 수사 의뢰도 받았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기도청 총무과, 비서실 등 사무실과 법인카드가 사적으로 사용된 곳으로 지목된 식당 등 상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추가로 확보한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지난 7월 이 대표 부부에게 소환 통보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9월 5일 검찰에 출석했으나 진술을 거부한 채 2시간여 만에 귀가했으며, 이 대표는 수 차례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 대표 배우자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에 대한 1심 판결 내용도 면밀히 검토해 수사에 반영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하면서 "수내동 자택에 배달한 샌드위치, 과일 등 결제는 경기도청에서 일괄 해당 판매점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경기도 예산이 유용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검찰은 이 대표 배우자 김 씨에 대해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의 범행 가담 정도, 불법성,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여섯 번째입니다.

검찰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21년 9월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엔 대장동 개발 비리·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같은 해 10월 12일과 16일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위증교사 혐의 사건은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6번째 기소로 이 대표는 일부 병합된 재판을 포함, 총 5개(서울중앙지법 3개·수원지법 2개)의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이미 1심 선고가 났거나 선고 예정인 서울중앙지법 재판 2건은 향후 상급 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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