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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이스라엘 가자 전쟁 '제노사이드'인지 조사해야"

박찬근 기자

입력 : 2024.11.18 03:46|수정 : 2024.11.18 03:46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해당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가 17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가 곧 출간될 교황의 새 책 내용을 발췌한 바에 따르면 교황은 "일부 전문가들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 집단학살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이 법학자들과 국제기구가 공식화한 제노사이드의 기술적 정의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이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집단학살에 해당하는지를 국제사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을 촉구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에는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응징이 과도하다며 비판했습니다.

지난 9월 29일에는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폭사한 데 대해 "전쟁 자체가 부도덕하지만 그 전쟁 중에도 지켜야 할 도덕성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군사력 사용이 도를 넘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라스탐파 보도를 인용하며 교황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가장 노골적인' 비판을 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 외무부에 교황의 발언과 관련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가자지구 제노사이드' 혐의로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ICJ는 이스라엘에 집단학살을 방지하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려는 긴급한 조치를 하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ICJ는 아직 이와 관련한 판결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지난해 10월7일 시작된 전쟁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4만3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보건부는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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