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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 시신' 유기 사건 신상 공개 결정…군 장교 "즉시 공개 거부"

류희준 기자

입력 : 2024.11.07 17:04|수정 : 2024.11.07 17:36


▲ 지난 6일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A(38) 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에 대해 경찰이 신상공개를 결정했으나 피의자가 거부하면서 즉시 공개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강원경찰청은 오늘(7일) 오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A(38) 씨의 이름, 나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심의위는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 신상정보 공개를 의결했습니다.

2010년 신상정보 공개 제도 도입 이후 군인 신분의 피의자가 신상공개 심의 대상이 된 사례는 A 씨가 처음입니다.

그러나 A 씨가 즉시 공개에 이의를 신청함에 따라 경찰은 최소 5일(8∼12일)의 유예기간을 두고 A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만일 A 씨가 법원에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정식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으로 다툴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신상 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강원경찰은 2020년 7월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한 30대 남성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지만, 당시 피의자가 낸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끝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별다른 법적 대응이 없는 경우 사건이 검찰에 넘어가더라도 A 씨의 신상은 13일쯤 공개됩니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33)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B 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를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 조사에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참여시켜 범죄 행동을 분석하고 있으며, A 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도 암호를 해제해 분석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이르면 내일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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