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판 앞서 카카오 김범수 보석 취소 요청…다시 구속기로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보석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100일간의 구치소 생활 끝에 풀려나 경영 일선에 복귀하려던 김 위원장은 석방 일주일 만에 다시 구속 위기에 놓이게 됐습니다.

오늘(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한 재판부에 오늘 항고장을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증인신문이 전혀 실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주요 증인들이 피고인의 지배 아래에 있어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항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한 "죄증이 무겁고 10년 이상 징역형이 예상되는 등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데도 이례적으로 단기간 석방된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 같은 최고경영자가 구속 3개월 만에 풀려난 사례는 드물고, 증인신문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석방된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검찰의 입장입니다.

특히 다음 재판에서 처음으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어, 회사 관계자들이 증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석방됨에 따라 증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검찰 항고에 대한 결정은 서울고법이 내릴 예정입니다.

형사소송규칙상 보석이 청구되면 지체 없이 심문 기일을 정하도록 규정하지만, 검찰이 항고한 경우 심문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 원보다 높게 고정하며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승인했으며 임원들이 자금을 동원해 시세조종성 매집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으며, 법원은 주거 제한, 재판 관련자 접촉 금지, 보증금 3억 원, 증거 인멸 금지 서약서 제출 등을 보석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02조에 따르면 보석 조건을 위반할 경우 법원은 보석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