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론이 확정된 겁니다. 곧 국회에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는 현실론이 과세론을 이긴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모처럼 민주당이 국민의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환영"했지만,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이재명 "금투세 폐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참 고민이 많았다"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대해 고민한 결론을 꺼냈습니다.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면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것이 맞겠습니다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고 또 여기에 투자하고 주식 시장에 기대고 있는 천오백만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습니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 연임 뒤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앞세워 외연 확장을 모색해왔는데,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던 금투세 이슈에서 다시 한 번 '우클릭'을 선택한 셈입니다.
국내 '개미 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과 이들의 여론 동향 등을 중시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를 위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면서도, 정쟁만 하는 게 아니라 민생을 챙기는 '실용적 노선'의 야당 대표라는 걸 보여준 겁니다.
당내에는 금투세 시행 찬반 의견이 있었지만, 이 대표 결정에 따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대표적인 금투세 찬성론자인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SNS에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고, 지도부가 결단한 만큼 저 역시 당인으로서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코스피 상승 마감…한동훈 "환영"
증권업계와 개인투자자들은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주식시장도 모처럼 웃었습니다. 코스피는 1.83% 올라 2,580대를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도 3.43% 올랐습니다.
국민의힘도 모처럼 이 대표 결정을 반겼습니다. 그런데, 반응을 보면 '국민의힘 정책이 결국 맞았다'는 식입니다.
한동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굉장히 강조하며 집요하게 주장해 온 민생 정책 중 하나"라며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 완전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굉장히 강조해서 집요하게 주장해온 민생 정책 중 하나입니다.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 완전한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환영합니다.
(중략) 이걸로 끝나선 안 되고요, 여러 가지 자본시장을 벨류업하고 투자자들을 국내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다각적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는 별도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 자체로도 이례적입니다.
추 원내대표는 "금투세 시행이 58일 남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결국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혔다"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취임 이후 줄기차게 요구한 금투세 폐지가 먹혔다'며 한 대표를 띄우는 분위기입니다.
조국혁신당 "민생은 누가 지키나"
조국혁신당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정책위원회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기도 했고, 황운하 원내대표와 차규근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조국혁신당 기자회견문의 첫 문장은 "이재명 대표님, 실망입니다"인데요, "제1야당 대표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세금 깎아주는 일에 동참하면, 민생은 누가 지킨다는 말인가", "깊은 고민도 없이 눈앞의 표만 바라본 결정이다"라면서 이 대표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이럴 때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데, 제1야당 대표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세금 깎아주는 일에 동참하면, 민생은 누가 지킨다는 말입니까?
(중략) 금투세 폐지는 깊은 고민은 없이 눈앞의 표만 바라본 결정입니다.
- 조국혁신당 기자회견문
조국혁신당은 '금투세 예정대로 시행'이 당론인데요, 제도를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시행하되 일부 내용을 보완한 '금투세법 개정안'을 지난달 말에 당론으로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조국 대표도 지난달 19일 SNS에서 "금투세 폐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혁신당은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에 정중히 요청합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예정대로 실시하고,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검찰개혁4법은 조속히 통과시킵시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조국혁신당은 반대표를 던질 것입니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SNS, 10월 19일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