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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본 스페인에서는 최소 217명이 숨졌습니다. 당국의 늑장대처가 피해를 더 키웠다며 주민들의 분노가 큰 상황인데요. 스페인 국왕이 수해 현장을 찾았다가 성난 주민들에게 진흙 봉변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살인자! 살인자!]
닷새 전 발생한 대홍수로 최소 62명이 사망한 발렌시아주 파이포르타를 찾은 스페인 국왕과 왕비.
하지만, 이들을 맞이한 건 성난 주민들이었습니다.
홍수 당시 당국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고 복구나 구조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은 국왕 펠리페 6세 일행을 에워싼 채 욕설을 하며 진흙을 집어던졌습니다.
경호원들이 급히 우산을 펼쳐 보호하려 했지만 사방에서 쏟아지는 진흙을 피하진 못했습니다.
[파스페인 파이포르타 주민 : 시신들이 아직 주차장에 있습니다. 친척과 친구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함께 현장을 찾은 레티시아 왕비는 눈물을 보였고, 일부 주민들은 왕비를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스페인 국영방송은 진흙과 함께 돌과 미상의 물체도 있었다며 경호원 2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례적인 상황에 펠리페 6세 일행은 30분 정도 현장에 머문 뒤 예정보다 일찍 발길을 돌렸고 인근 수해지역 방문도 취소됐습니다.
현재까지 스페인에서는 홍수로 최소 2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종자도 수십 명이 넘고, 약 3천 가구가 아직 단전을 겪고 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스페인 총리 : 스페인 정부를 대표해 이 재난에 직면한 많은 파이포르타 주민들과 발렌시아 공동체 전체의 고통에 애도를….]
스페인 정부는 실종자 수색과 복구를 위해 군인과 경찰 1만 명을 피해 지역에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홍수는 1967년 포르투갈에서 최소 500명이 사망한 이래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수해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