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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마을, 북촌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구청이 관광객의 방문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상인과 관광객들은 반발하고 있는데, 배성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새벽 2시 반 관광객 중 1명이 한옥으로 숨어들더니 일행들을 놀라게 합니다.
장난을 치고서는 한옥 벽을 짚으며 비틀대기도 합니다.
벽 너머에는 안방에서 잠을 자던 주민이 있었습니다.
[북촌 주민 : 길과 안의 공간 차이가 이 벽 하나 사이인 거죠. 그러다 보니까 밖에서 얘기하는 소리 다 들리거든요. 그냥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같이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관광객이 사진을 찍으려 문 앞에 놓인 택배를 옮겨놓기도 하고, 불쑥 집안에 들어오는 일도 다반사.
지난해 북촌이 있는 삼청동과 가회동 방문객 수는 1천220만 명에 달합니다.
5년 전인 2018년에 비해 300만 명이나 늘어났습니다.
이러는 동안 북촌 주민 수는 7천여 명에서 6천여 명으로 16% 빠져나갔습니다.
주민 불편이 커지자 종로구는 어제(1일)부터 북촌 일부 지역의 관광객 방문 시간을 제한하고 나섰습니다.
출입 제한 시간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4개월의 시범 운영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는 위반하면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됩니다.
당분간 구청직원이 제한 구역 앞에서 계도할 계획입니다.
주민을 위해 관광객 방문 시간을 제한하는 건 처음입니다.
첫 조치인 만큼 지역 상인들과 일부 관광객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근 상인 : 확실하게 손님이 어저께는 없더라고요. 어느 골목골목을 들어가도 다 상권이 지금 조성돼 있는 상태거든요. 근데 지금 와서 많은 걸 제한을 하고.]
[나탈리/체코 관광객 : 밤이면 예쁜 야경을 볼 수 있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네요.]
시범 운영 이후 어떤 기준으로 과태료를 매길지, 어떻게 주민과 관광객을 구분 지을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주민과 관광객의 공존을 위한 첫걸음인 만큼, 종로구는 꾸준한 계도 활동을 통해 정책 실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장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