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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페인 남동부 대홍수로 사망자가 사흘 만에 158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당국의 대처가 늦었다는 평가도 나오는 가운데, 반세기 만에 스페인 최악의 인명 피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젖먹이 아기가 구조대원의 품에 안겨 위태롭게 헬리콥터로 옮겨집니다.
물에 잠겨 강처럼 변한 마을에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을 찾아 고무보트를 동원한 막바지 구조작업이 이어집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스페인 남동부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사망자 수가 158명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발렌시아 지역은 사망자가 155명이나 발생했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고,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 안달루시아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집계됐습니다.
1973년 10월 홍수로 300명이 사망한 이후 스페인 최악의 인명 피해입니다.
[홍수 피해 지역 주민 : 살면서 이런 건 처음 봅니다. 강물이 넘쳐서 주변 마을이 다 이렇게 피해를 입다니, 처음 보는 일입니다.]
구조당국이 현재 급류에 휩쓸려간 차량 내부와 물에 잠긴 건물 등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생존자 탐색을 위해 헬기 15대와 드론 18대를 동원했고 1천200명 넘는 군인도 현장에 배치했습니다.
이번 기습 폭우는 이 시기 이베리아 반도에서 흔히 발생하는 '고고도 저기압' 때문으로, 영하 75도에 달하는 이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만나 강한 폭풍이 형성돼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지중해가 지난여름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면서 폭풍이 더 강력해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당국이 주민들에게 대피령도 늦게 내리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