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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 미국 통상 압력 '주요 표적' 될까…트럼프 재선되면 미국서 버는 돈 줄여야?

권애리 기자

입력 : 2024.10.21 09:07|수정 : 2024.10.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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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이제 미국 대선이 2주 정도 남았습니다. 두 후보가 여전히 팽팽해 보이는데 만약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되면 통상 압박의 표적으로 우리나라를 삼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머니 머신'이라고 부른 것 이미 뉴스를 통해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때 방위비만 거론했던 게 아니라, 한국 트럭들에 내가 관세를 연장하지 않았으면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망했을 거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서 큰돈을 벌어가기만 한다는 인식을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흑자를 가장 크게 보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기는 합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398억 8천500만 달러 거의 400억 달러의 흑자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된 거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점이 크거든요.

2003년에 우리나라가 가장 큰 흑자를 거두는 나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올라선 이후로 ㅣ미국은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서너 번째 흑자국 정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미국이 팔지 말라고 해서 중국에 첨단 반도체나 장비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마음껏 팔지 못하고 있고요.

중국에서의 생산망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에 줄어든 대중 수출도 있습니다.

홍콩을 통해서 사실상 중국 회사들로 수출되는 점도 있지만요.

아무튼 지금 중국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갈등이기 때문에 중국이 전처럼 우리 제품을 사갈 여력이 없고 전 같으면 중국이 이런 건 한국에서 사 오자 했을 물건들을 점점 국산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데다 대미 반도체 수출 같은 부문은 늘어났기 때문에 말하자면 한국이 미국의 정책 기조에 맞춰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대미 흑자가 커진 면이 큰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우리 입장보다는 '한국이 미국에서 버는 돈이 많다' 이 명제가 깊이 각인돼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가 되면 일단 방위비 재협상을 하려고 들 것 같고 경제 측면으로 보면 또 어떤 압력들이 가해질 걸로 예상됩니까? 

<기자>

앞서도 한국 트럭에 대한 관세를 본인이 연장했다고 얘기를 강조한 걸 보셨지만요.

한 마디로 미국 내에서 한국 물건이 비싸지도록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세금을 좀 더 광범위하게 붙이려고 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선 후보 (전 대통령) :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회사들에는 세금을 더욱 내려줄 거예요. 그 회사들을 더욱 강력한 관세로 보호할 거고요. 난 관세 신봉자니까요. 내게 있어서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죠.]

트럼프 전 대통령 경제관의 핵심이 여기 다 있습니다.

내가 당선되면 정부가 돈을 많이 써서 경제를 부흥시킬 거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세금을 덜 걷을 거다.

그럼 미국 정부가 쓰는 그 돈은 다 어디서 충당할 거냐,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들에 관세를 많이 매기고 관세가 싫으면  미국에서 물건을 만들라고 하겠다.

중국산 제품에는 관세만 60%를, 다른 나라들은 10~2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여러 번 밝혀왔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하는 얘기를 모두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기조의 정책을 펴겠다는 뜻만은 확실히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이 있어서 대미 수출품에 관세가 거의 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의회의 동의 없이 FTA를 마음대로 파기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제품에도 FTA를 우회해서 관세를 부과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선거 결과는 2주 뒤에 나오겠지만 우리도 미리 대응을 좀 해야겠죠.

<기자>

이미 올초부터 국책기관인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비해서 대미흑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 우리는 미국의 셰일가스를 많이 사 와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좀 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우리가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만 간다는 주장에 내세울 수 있는 전략적인 수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 미국이 적자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 10위권 안에 들어 있고요.

미국은 사실 수입으로 굴러가는 나라라는 게 원래 보편적인 상식이었는데 점점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힘을 얻고 있거든요.

그중 대표적인 사람이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이런 분위기의 변화를 우리가 잘 해석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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