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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체류 국민 등 97명 군수송기로 귀국

홍순준 기자

입력 : 2024.10.05 13:06|수정 : 2024.10.05 15:31


▲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이 진행 중인 레바논에서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인 가족 1명 등 97명이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타고 귀국했습니다.

이들을 태운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오늘(5일) 낮 12시 50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시그너스는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군 의무요원 등을 태우고 지난 3일 김해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4일 오전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해 교민들을 태웠고 당일 오후 귀환길에 올랐습니다.

정부는 레바논과 외부를 잇는 민간 항공편이 사실상 사라지자 군용기 투입을 전격 결정했습니다.

현재 레바논 국적기인 중동항공만 현 지에서 운항 중인데 이마저도 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과 영국,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자국민 구출을 위해 전세기나 군용기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압달라 라쉬드 부 하빕 레바논 외교장관에게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내 한국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레바논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하빕 장관은 조 장관의 요청에 대해 '잘 알겠다'면서 대한민국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정부는 시그너스와 함께 현지 공항을 활용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도 투입했지만, 필요한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레바논대사를 비롯한 공관원은 철수하지 않았고 교민 30여 명도 이번에 대피하지 않고 현지에 남았습니다.

정부는 현재 레바논과 이스라엘에는 여행경보 3단계, 출국권고를 발령 중이며, 양국 접경 지역에는 여행을 금지하는 경보 4단계를 발령했습니다.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며 대형 수송기 역할도 하는 시그너스는 과거 위험 지역에 체류하는 교민 등을 대피시키는 작전에 여러 차례 투입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았을 때 국민 163명과 일본인과 그 가족 51명, 싱가포르인 6명 등 220명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습니다.

2023년 4월 수단 내전 때 현지 교민 28명을 수송한 '프라미스 작전'과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때 아프간 조력자와 그 가족 391명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에도 동원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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