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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 곤란' 쓰레기의 재탄생…시멘트 속 유해물질 어떻게?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입력 : 2024.10.01 21:01|수정 : 2024.10.0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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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쓰레기나 폐기물을 이용해서 만든 시멘트가 늘고 있습니다. 어차피 버릴 쓰레기를 다시 활용하는 건데, 문제는 폐기물 안에 중금속 같은 유해 물질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내용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굴뚝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시멘트 공장 입구에 트럭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습니다.

트럭 짐칸에는 플라스틱 생활 쓰레기는 물론, 공장 폐수를 걸러낸 슬러지와 폐타이어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 폐기물들은 석회석과 함께 소성로로 들어가 태워지는데 시멘트 원료가 되는 동시에, 연료 역할도 합니다.

처치 곤란 쓰레기를 활용해 새 수익원까지 창출되는 터라, 지난 20년 사이 시멘트 업계에서는 쓰레기 사용량이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오희택/경실련 시민안전위원장 : (폐기물 사용으로) 연료 값 안 들어서 좋고 또 쓰레기 태우는 데 비용은 거꾸로 이제 또 받으니까 두 배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으니까 시멘트 업계의 쓰레기 사용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폐기물 속 중금속 같은 유해 물질이 시멘트 제품에 함유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국내 시멘트 제품 10종을 분석했더니, 국내 기준은 모두 충족했지만, EU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9개나 됐습니다.

국내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이야기인데, 시멘트 원료로 쓸 수 있게 허용된 폐기물의 종류는 우리가 유럽보다 도리어 훨씬 더 많습니다.

[동종인/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명예교수 :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포함된 폐기물의 경우) 이게 분해돼서 배출될 때 여러 가지 문제랄지, 또 (시멘트) 제품에 혼입됐을 때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기준을 좀 더 엄밀하게 세워서 (시멘트 공장으로 반입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달, 국회에서는 시멘트의 구성 성분과 제조에 쓰인 폐기물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성분 표시를 어디에 어떻게 할지 시행령을 준비 중인데, 시멘트 포대에 표시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인터넷에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는 시멘트업계의 입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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