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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세계건설 살리기 초강수…상폐로 구조조정 속도

유덕기 기자

입력 : 2024.09.30 16:48|수정 : 2024.09.30 16:48


이마트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자발적 상장 폐지를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신세계건설 주식의 공개 매수 건을 승인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30일간 신세계건설 기명식 보통주식 212만 661주(발행주식총수의 27.33%)를 공개 매수할 예정입니다.

이마트가 가진 보통주 546만 8천461주(70.46%)와 신세계건설 자사주 17만 1천432주(2.21%)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모두 사들여 자발적 상장 폐지 요건인 대주주 지분 95%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매수가는 주당 1만 8천300원입니다.

이사회 의결 전인 지난 26일 종가(1만 5천370원)보다 19%가량 높은 액수이며 총매수대금은 388억여 원입니다.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우선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신세계건설 지분을 100% 확보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수익성에 중점을 둔 사업 구조 개편과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세계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마트 실적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지목돼왔습니다.

신세계건설의 부실로 신세계그룹의 주력인 이마트마저 제 가치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그룹 전체가 동반 침체에 빠지는 상황에 직면했단 분석이 많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깨려면 최대한 빨리 신세계건설의 부실 사업을 털어 수익 구조를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신세계건설에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신세계건설은 올해만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부실 사업장 정리를 포함한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기가 마련된 셈입니다.

이마트는 공개 매수로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오는 11월 중 신세계건설 주주총회를 소집해 자발적 상장 폐지 안건을 의결할 계획입니다.

기한 내에 목표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신세계건설 주식에 대한 포괄적 교환(현금 교부 방식)을 통해 추가 지분 매입을 완료한 뒤 상장 폐지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시장에선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웃돌면 상장 폐지 비용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있으나 경영권 분쟁 등의 특별한 이슈가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이마트가 비교적 순조롭게 목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사진=신세계건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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