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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올해 7월생'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권애리 기자

입력 : 2024.09.26 09:06|수정 : 2024.09.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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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6일)은 반가운 소식 가져왔네요. 지난 7월에 태어난 아기가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요?

<기자>

2024년 7월생 모처럼 늘어났다 확실히 말할 수 있을 만큼 늘었습니다.

2만 601명이 태어나서, 1년 전 7월보다 1천500명 넘게 증가했습니다.

기저 효과 덕이 크기는 합니다.

워낙 출생아 수가 줄어들기만 해오다 보니까 월간 기준으로 1천500명만 늘어도 이례적인 숫자가 되는 겁니다.

7월 기준으로 보면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요.

증가한 비율로 보면 2007년 7월 이후로 17년 만에 가장 높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 가파르게 줄어들기만 해 온 건 2016년부터고요.

그전에는 2000년 이후에도 반등의 기미가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특히 예로 많이 드는 시기가 이 2007년과 2012년입니다.

특히 2007년은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황금돼지띠 해라는 것까지 더해져서 출생아 수가 50만 명에 다시 육박하기도 했고요.

2009년부터 12년까지도 꾸준히 다시 증가세가 나타나면서 2012년에는 48만 5천 명 선까지도 회복했었죠.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걸로 예상되는 아기의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도 이때 1.3명까지 회복했습니다.

인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는 그때도 못 미쳤지만, 지금의 2배 수준이었죠.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요.

7월만 놓고 보면 그런 2007년과 2012년의 7월만큼 증가세가 보였다는 겁니다.

<앵커>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면 참 좋겠습니다. 출생아 수가 왜 이렇게 늘어난 건가요?

<기자>

사실 7월 이전에도 4월과 5월에도 신생아 수가 조금씩 늘었는데요.

역시 2년 전에 결혼이 늘어났던 영향이 가장 큰 걸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혼인율이 낮아지고 있었지만,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미뤘던 결혼이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집중되는 모습이 뚜렷했거든요.

결혼한 지 5년이 지나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낳는 사람들만 놓고 보면 평균적으로 결혼식에서 첫 아이 출생에 이르기까지 2.5년 정도가 걸리는 걸로 통계청은 집계하고 있습니다.

보통 혼인신고를 결혼식 후에 반년 정도 지나서 하니까, 2022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혼인신고한 신혼부부들의 첫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바꿔서 생각해 보면, 코로나 기저효과로 결혼이 증가하는 모습은 반년 좀 넘게 지속되는데 그쳤습니다.

이달에 나타난 이례적인 출생 증가폭이 앞으로 몇 달간에 그치고 말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 이유입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을 찾아보자면 결혼 건수가 올해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7월에 혼인신고 건수는 1년 전보다 32.9%나 늘어났습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로 7월 중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고요.

계절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월 중에서 따져봐도 1996년 이후 두 번째로 높습니다.

<앵커>

요새 젊은 세대가 결혼을 많이들 꺼린다. 이런 소식도 전해 드린 적 있잖아요. 그런데 결혼이 이렇게 늘어난 배경은 어떻게 분석할 수 있습니까?

<기자>

일단 1년 전의 7월보다 혼인신고를 할 수 있었던 평일이 더 많았다는 점을 얘기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주택 청약 같은 부분에서 결혼에 따른 불이익이 있었던 문제를 개선한 영향도 미친 걸로 보인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사실혼 관계로 살던 사람들이 그냥 법적 부부가 된 거잖아, 이렇게 볼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신혼부부에게 주택시장에서 좀 더 혜택을 주고, 법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문제를 찾아서 개선하는 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 출산의 80% 안팎이 이뤄지는 5년 차까지의 신혼부부들에게 가족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사실 1월부터 7월까지 올해 들어서 누적된 추이를 보면 여전히 올해 태어난 아기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약간 적습니다.

그리고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웃도는 인구의 자연감소는 57개월째 거의 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구동향을 볼 때 여전히 우울한 숫자들이 더 많이 보이기는 한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혼인부터 출산과 육아에 이르기까지, 당장 극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없더라도 정책적인 노력이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지금처럼 조금씩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인구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절실한 문제라는데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고 모든 정책적 노력을 집중한다면 조금이라도 반등의 여지를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이어가려고 해봐야 한다.

7월의 통계에서 우리가 얻어 갈 점은 이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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