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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택가 '벤젠' 초과 검출…국가 측정망 '부실'

입력 : 2024.09.25 20:57|수정 : 2024.09.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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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의 산업단지 근처에 있는 주택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연평균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습니다. 그런데 이 일대 벤젠 농도를 측정하는 유일한 국가 측정망이, 해당 주택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이런 문제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TBC 서은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달성군입니다.

낙동강을 따라 논공, 현풍읍, 구지면에 대구테크노폴리스, 달성 1, 2차 산단과 국가 산단 등 4개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인근 주택가에서는 악취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달성군 산업단지 인근 주민 : 내가 밤에 일하고 새벽에 들어오거든요. 그때 가끔 느낄 때 있습니다. 쿰쿰하게 뭐.]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팀이 대구시의회의 의뢰를 받아 산단 주변 주택가 4곳에서 오후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 공기 중 벤젠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벤젠의 연평균 대기환경 기준은 세제곱미터당 5마이크로그램, 테크노폴리스 인근의 A 아파트단지와 대구과학관 주변은 오전과 오후, 달성 2차와 국가 산단 주변인 낙동강물환경연구소는 오후부터 자정까지 각각 연평균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달성 1차 산단 인근에서는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최고 7마이크로그램 넘게 나왔습니다.

[양원호/대구가톨릭대 보건안전학과 교수 : 주민들이 살고 있는 그런 아파트 근처에서 잰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호흡하는 공기에 단순히 악취뿐만 아니라 유해물질이 들어가 있다.]

벤젠은 무색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액체로 휘발성이 커 호흡기로 노출되고 혈액암 같은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산업계 독성 물질입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일시적인 측정값이라면서 자체 조사에서는 달성군 4개 산단 지역 평균 농도가 0.86에서 1.92마이크로그램으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큰 문제는 이 일대 벤젠을 측정하는 환경부의 유일한 국가 측정망이 산단 주택가와 멀리 떨어져 산단에서 나온 벤젠이 주택가를 거친 뒤에야 측정된다는 겁니다.

대구시는 산단 주변 측정망 확충을 환경부에 건의할 방침이지만 이보다 앞서 벤젠 농도와 오염원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 조사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호 TBC, 디자인 : 최성언 TBC)

TBC 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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