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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배달왕' 사망이 보여준 중국 현실…1천만 배달원의 숨 막히는 전쟁

입력 : 2024.09.23 14:17|수정 : 2024.09.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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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길가에 주차된 오토바이 주변에 경찰이 통제선을 칩니다.

오토바이 위에서 잠든 줄 알았던 중년 남성이 미동도 없어 살펴보니 숨져 있었습니다.

숨진 남성은 한때 '배달왕'으로 불렸던 55살 배달원이었습니다.

[배달원 동료 : 하루 4~5시간 자고, 하루에 100여 개 주문을 받아 5백 위안(약 9만 5천 원)을 벌었던 '배달왕'이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이 갑자기 힘없이 쓰러집니다.

40도 땡볕 더위에 열사병 증세가 나타난 것입니다.

행인과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정신을 차렸지만 병원 이송을 완강히 거부합니다.

[(배달원 : 병원에 못 가요. 돈이 없어요.) 경찰 : 내가 내줄 테니 병원에 가요.]

지난해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에 등록된 배달원만 745만 명, 1년 사이 120만 명이나 늘었습니다.

경기 침체와 실업난 속에 배달원 수는 해마다 늘어 올해는 1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배달원/텐진대 졸업 : 가오카오(중국 수능) 점수가 6백 점이 넘었죠. 배달원 중에 고학력자가 많습니다. 학력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익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현재 건당 배달비는 평균 4.5위안, 우리 돈 850원 정도인데, 코로나 이전보다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끼니를 거르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배달 건수를 늘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배달원 : 나는 미래를 원하지 않습니다. 현재를 사는 것도 힘든데 미래가 무슨 소용입니까? ]

중국에서 배달원은 지난 2020년 국가가 인정하는 정식 직업에 포함이 됐지만, 근무 환경과 사회 보장 수준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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