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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당겨 엉덩이 끼게 하고 "장난이야"…법원 "강제추행"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9.20 08:00|수정 : 2024.09.20 09:02


뒤에서 바지와 속옷을 힘껏 잡아당겨 엉덩이와 성기를 끼게 한 행위는 장난을 넘어 강제추행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10대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장난이라는 명목으로 각 4차례나 이 같은 행위를 하고도 성적 목적이나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30대 음식점 업주와 20대 종업원이자 업주의 처남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오늘(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민형 지원장)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된 A(35) 씨와 B(27) 씨에게 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각각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의 수강도 명령했습니다.

평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와 A 씨의 처남이자 종업원인 B 씨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인 C(17) 군을 상대로 2022년 8월 5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음식점 주방에서 3차례 공동 추행하고, 1차례 씩 개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B 씨는 '우리만의 놀이 문화가 있다. 해보자'는 제안을 C 군이 거절했는데도, 주방 선반과 냉장고를 양손으로 잡게 하고서 C 군의 바지와 속옷을 뒤에서 힘껏 끌어올려 속옷이 성기와 엉덩이에 끼게 하는 수법으로 추행한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이들은 음식점에서 일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C 군이 자신들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것을 이용해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 등은 재판에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로서 장난에 불과하고 성적 목적이 없었던 만큼 위력을 행사해 추행하거나 추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C 군과 나이 차이가 있고 외관상 체격 차이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음식점 업주로서 피해자인 C 군의 고용관계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이 사건 행위에 있어 위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차라리 때려달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행위로 인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던 만큼 피고인들에게 성적 목적이 없었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추행에 해당하고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피고인들만 항소한 이 사건의 2심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진행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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