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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엔 더 외로워요"…고립된 54만 명의 청년들

입력 : 2024.09.14 07:47|수정 : 2024.09.1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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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슬프고 외로운 날입니다.

바로 가족 관계마저 단절돼 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들인데요.

이들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고립, 은둔 청년은 방이나 집 같이 제한된 장소에 머물면서 타인과 관계 맺지 못하고 사회 교류가 거의 없는 청년을 뜻합니다.

취업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수많은 청년들이 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데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고립, 은둔 청년은 약 54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은애 대표는 일부 청년들이 가족 관계마저 단절되어 명절을 홀로 보낸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은애/씨즈 대표 : (명절을 홀로 보내는) 상당수 청년들이 있고요. 은둔, 고립 청년 중 한 30%가 가족과의 관계 절연이 있다라고 했기 때문에. 명절에는 식당들도 다 쉬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식사나 이런 부분에서도 남들보다 더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야 되는 거죠.]

명절에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사실은 이들 자신을 더 자책하게 만들었는데요.

[이은애/씨즈 대표 :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는데 tv에서는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게 명절이다'라는 전형적인 화목한 모습들이 보여지거든요. 그래서 내가 그런 곳에 있을 수 없게 됐다는 것 (그런 사실에) 자책도 많고요. 두 번째로는 1인가구로 수도권으로 올라와서 경제적 자립을 하겠다고 했는데 실패를 경험하면서 은둔, 고립돼 있는 상태일 경우에는 원가족한테 너무 미안한 거예요. '계속 경제적으로 신세를 진다'. 그러다 보니 이 명절에 찾아뵐 면목이 없는 거죠.]

[안혜진/고립·은둔 경험자 : 학창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은 분들은 그게 10년 전, 20년 전 일이어도 아직도 꿈으로 생생하게 떠오른대요. 그런 경험을 한번 겪다 보면 사람에 대한 두려움, 그런 게 각인되다 보니까 더 나가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시키는 것도 원인일 수 있고….]

지금도 은둔 생활을 하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는데요.

[안혜진/고립·은둔 경험자 : 방 안에 있는 분들은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처음에는 아마 편하다고 느낄 거예요. 저도 경험을 했고. 근데 막상 내가 너무 오래 이제 혼자 있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가 아마 두려우실 거예요. (그런데) 그걸 한번 깨고 나가서 그들과 함께 한번 그냥 그 자리에만 있어보면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정말 위안을 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라는 거를 조금 진짜 한번 그 용기 한번 가지고 발걸음을 하셔서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경험했고 거기서 많이 나아졌듯이 한번 그런 걸 좀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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