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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생활고에 10년간 병간호해온 아내 살해한 남편 징역 5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9.11 14:24|수정 : 2024.09.11 14:24


투병 중인 아내를 10년가량 돌보다가 자신도 건강이 나빠져 일자리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자 아내를 살해한 남편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울산지법 형사12부(김종혁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올해 3월 경남 양산 자택에서 아내 B 씨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받았습니다.

아내 B 씨는 10년 전쯤 뇌 관련 질환이 발생해 신체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으로 투병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집에서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은 후 집에서 남편 A 씨 병간호를 받으며 지내왔습니다.

A 씨는 아내 투병 생활로 수천만 원 빚을 지게 됐고, 2년 전에는 자신도 뇌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디스크 증세까지 심해지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수술했으나, 이후 기존 회사에 재입사할 수 없게 되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졌습니다.

전적으로 아내를 돌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A 씨는 범행 당일, 전날 구입했던 복권의 당첨 번호를 조회했으나 낙첨한 것을 알게 되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A 씨는 결국 아내와 술을 함께 나눠마신 후 아내가 취하자 범행하고,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법과 제도가 지키고자 하는 최고의 법익이고, 살인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피고인이 약 10년간 보호자 없이는 거동이 불가능한 피해자를 부양한 점, 다른 유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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