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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연맹, 직원 성과급 지적받고 항저우 포상금 뒤늦게 지급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9.10 11:07|수정 : 2024.09.10 11:07


▲ 대한사격연맹의 메달리스트 포상금 미지급을 지적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신명주 명주병원장의 갑작스러운 회장직 사퇴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사격연맹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낸 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맹 사무처 직원들에게 수천만 원의 '셀프 성과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올림픽 사격 영웅 출신이자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인 진종오 의원은 선수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연맹 사무처 직원에게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센터'를 열어 제보받아 온 진 의원은 지난 9일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대회 메달리스트에게 지급돼야 할 약 3억 8천만 원의 포상금이 미지급 상태인 가운데 사무처 직원은 절차 없이 성과급을 받았다고 공개했습니다.

진 의원이 언급한 포상금은 이번 파리 올림픽 관련 포상금인 약 3억 1천500만 원과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포상금 6천500만 원을 더한 액수입니다.

한국 사격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격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획득했습니다.

원래대로면 아시안게임이 끝난 다음 해인 올해 2월 지급해야 하지만, 한화그룹의 회장사 사퇴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연맹은 새 회장사가 들어온 뒤 지급하겠다며 유예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열린 연맹 대의원총회에서 아시안게임 포상금은 지급하지 않았으면서 연맹 사무처 직원들은 총 3천200만 원의 성과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연맹 이사들은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성과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가 되자 연맹은 지난주 뒤늦게 항저우 아시안게임 포상금을 지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두 차례 한국에서 치른 국제대회 수익금 일부를 대회 당시 고생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준 것"이라며 "메달리스트에게 가야 할 포상금을 돌려서 쓴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연맹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직원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지적에는 "절차상으로는 옳은 말이지만, 실무 부회장에게 보고해서 집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국 사격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올해 6월 회장 자리에 앉았다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의 직원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져 사임한 신명주 전 회장은 지난달 연맹에 취임 시 약속했던 출연금 3억 원을 올해 12월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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