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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문체부 중규모 작품 예산 지원 환영…홀드백 시행돼야"

조성현 기자

입력 : 2024.09.09 18:53|수정 : 2024.09.09 18:53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교육동에서 열린 '2025년 예산지원 관련 영화업계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 예산안에 중규모 영화 제작지원사업 비용으로 100억 원을 편성한 것과 관련, 영화계가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했습니다.

극장, 제작사, 배급사, 투자사 등 영화계 관계자들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오늘(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연 '2025년 예산 지원 영화업계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체부가 영화인들과 만나 예산과 관련해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영화 분야 지원 계획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제작비 50억 원 규모의 '잠'(2023)을 만든 루이스픽쳐스의 김태완 대표는 "영화 제작 당시 코로나 19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때도 중형급 영화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나왔으면 했는데, 문체부가 이런 예산 이야기를 해줘 반갑다"고 말했습니다.

'경관의 피'(2022), '아이들…'(2011) 등을 연출한 이규만 감독은 "감독들에게 문체부의 영화 제작 지원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며 "코로나19 이후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창작진에 활력과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체부는 앞서 내년 영화계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92억원(12.5%) 증액한 829억원으로 편성하고 이 가운데 100억 원은 중예산 상업영화 제작지원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영화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완화하는 한편 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유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옛날만큼 영화의 (민간)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문체부가 그런 역할을 좀 더 많이 하겠다"면서도 "(지원 작품을) 서류로만 심사하지 않고 데모 영상 등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홀드백 제도와 영화 관람료 등 최근 영화계에서 화두가 된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홀드백은 극장 상영 영화가 IPTV, OTT 등에 유통되기까지 유예 기간을 두는 제도로, 우리나라에선 법제화가 돼 있지 않습니다.

극장 측은 대체로 홀드백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OTT 업계에선 시청권을 제약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허민회 CGV 대표이사는 "조금만 기다리면 OTT에서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어서 극장에 오지 않는다고 하는 관객이 많다"며 "문체부에서 예산을 지원하더라도 영화가 흥행을 해야 선순환이 되는 만큼 홀드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용석 메가박스 대표 역시 "외국 영화인들이 '홀드백을 안 하면 영화 생태계가 망가진다는 사실을 한국을 보며 배운다'고 말하더라"며 "홀드백이 잘 되어 있는 프랑스의 경우 영화 산업이 코로나19 이전의 90%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문체부도 (홀드백 도입을) 굉장히 노력했는데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 합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극장 측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인상한 영화 관람료를 다시 내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허 대표이사는 "가격을 내려서 장사가 더 잘되면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여건이 (되지 않는다)"라며 "(가격에 대한 사안은) 다각도로 테스트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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